<사진=이재명 시장 페이스북 캡쳐>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2017년 첫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소신공양으로 세상을 뜬 정원스님(64)이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대통령이 되어 적폐를 청산해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이 시장은 정원스님의 사망 소식을 듣고 지난 9일 밤 “가슴 아픈 소식, 소신공양 정원 스님 입적”이라며 자신의 SNS에 해당 유서를 공개했다. 정원스님은 스케치북에 “이 시장님! 반드시 대통령 되셔서 매국노와 적폐청산 해주세요”라는 짧은 유서를 적었다.

이 시장은 “부정선거 규명 박근혜 처벌을 외치며 분신하신 정원스님을 병문안 하려고 서울대병원으로 가는 중에 스님께서 입적하셨다”며 “스님께서 제게도 유언을 남기셨다. 몸에 불을 놓으시면서도 '매국노 적폐 청산'을 염원하셨다. 정치인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을 다하지 못해 생긴 일 같아 죄송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유지를 받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편히 쉬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정원스님은 지난 7일 열린 11차 촛불집회에서 자신의 몸에 휘발성 액체를 끼얹고 분신했다. 이후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틀 후 과다출혈과 장기손상으로 숨을 거뒀다. 그는 분신 직전 남긴 유서에 박근혜 대통령을 ‘내란사범’으로 지칭하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죽음이 민중의 승리가 되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다.

정원스님은 화장도 거부했다. 그는 분신 직전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우주의 원소로 돌아가니 어떤 흔적도 남기지 마라”는 유언을 남겼다.

1977년 해인사로 출가한 정원스님은 1980년 광주 학살에 저항하는 불교탄압 공동대책위 일원으로 활동했고 1987년 6월항쟁에도 참여했다. 2006년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이전반대투쟁, 2008년 광우병 수입소고기 반대 투쟁, 2014년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 등 주로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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