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엠브레인> <그래픽=월요신문>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선주자 간 양자 대결 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반 전 총장은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등 야권 후보들에게 모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여론이 워낙 거센 데다 반 전 총장이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문화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23∼24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반 전 총장은 ‘야권 3강’ 후보 모두에게 1대 1 대결서 20% 안팎의 격차로 완패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와의 가상 대결에서 32.3% 대 55.6%를 기록해 23.3% 차로 뒤졌다. 안 지사와의 대결에선 31.3%대 52.5%로 격차가 21.2%였고, 이 시장과의 대결에서도 33.5% 대 51.6% 로 18.1%의 격차를 보였다.

문재인, 반기문, 안철수 3자 대결에서는 문 전 대표가 48.5%, 반 전 총장이 26.7%, 안 전 대표가 16.5%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도 1, 2위 간 격차가 21.8%로 나타났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 지지층의 65.5%, 안 지사 지지층의 62.3%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 전 총장은 황 권한대행 지지층의 80.8%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왔다. 안 전 대표는 이 시장 지지층의 21.9%, 안 지사 지지층의 22.0%를 흡수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이병일 엠브레인 상무는 “이념성향 상 진보층과 민주당 지지층 등이 후보가 누군지에 상관없이 민주당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는 데다 중도층의 절반 이상이 민주당 후보 쪽으로 흡수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이념성향 상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가상대결에서 △문재인 61.4% vs. 반기문 24.0% △안희정 58.0% vs. 반기문 23.9% △이재명 57.0% vs. 반기문 27.0% 등의 지지 행태를 보였다.

이에 앞서 23일 매일경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반 전 총장의 지지도가 처음으로 10%대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16~20일 닷새간 전국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문재인 전 대표의 선호도는 전주 대비 3.0% 상승한 29.1%였던 반면 반기문 전 총장은 전주보다 2.4% 하락한 19.8%로 나타났다.

3위는 10.1%를 기록한 이재명 성남시장이었으며 안철수(7.4%), 안희정(4.7%), 황교안(4.6%), 박원순(3.4%), 유승민(2.2%), 손학규(1.8%), 심상정(1.6%), 김부겸(1.2%), 남경필(1.1%)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원내에 진입해 있는 각 정당이 1명씩 후보를 내고 반 전 총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경우를 상정한 가상 6자 대결에서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10%대에 그쳤다. 6자 대결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39.2%, 무소속 반기문 19.0%, 국민의당 안철수 10.4%, 새누리당 황교안 8.1%, 바른정당 유승민 5.5%, 정의당 심상정 2.5%였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리얼미터는 “반 전 총장에 대한 선호도는 조사일 기준 5일 연속 하락했고, 거의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일제히 이탈이 진행됐다”면서 “탄핵 정국이 이어졌던 작년 12월 1주차 이후 6주 만에 처음으로 10%대로 내려앉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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