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원인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지지율 하락을 견디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 전 총장이 갑자기 대선출마를 포기했다. 이로 인해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체할 보수진영의 마땅한 후보를 찾아 볼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어 “반 전 총장이 귀국 전에는 대선후보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한국 언론의 검증과 경쟁자들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으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그의 형과 조카의 수뢰 사건과 관련해서도 압박을 받았다”
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반 전 총장이 ‘정치 교체’를 약속하며 국가를 위해 자신을 불사르겠다는 말로 사실상 대선출마를 선언했지만 지지율이 13%로 떨어지면서 불출마를 선언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WP는 반 전 총장의 형과 조카가 미국 연방검찰에 의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사실도 전했다. WP는 지난해 10월 박근혜-최순실 스캔들이 불거지기 전에는 반 전 총장이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을 전한 뒤 “유엔에서 10년을 일한 뒤 귀국한 반 전 총장은 초기에는 큰 관심을 끌었으나 문재인 후보가 현재 대선후보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지지율 하락과 잇단 의혹 제기가 반 전 총장의 결단에 영향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반 전 총장이 회의감에 빠져서 그만두게 됐다”면서 “그는 자국 일부 언론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 등과 관련해 심한 비판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이유에 대해서는 “귀국하자마자 대선 후보처럼 행동해왔지만 복잡한 한국내 정세를 풀어나갈 자신만의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 주자인 문재인이 유일하게 지지율이 오르는 가운데 반 전 총장은 많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보수층의 지지를 받아온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인들은 놀라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향후 보수진영의 지지를 모을 수 있는 또 다른 후보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소식을 전하며 “그는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대중들을 상대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소속한 새누리당에 입당할 것으로 널리 예상됐었다”라고 전제한 뒤 “반 전 총장이 친인척의 비리 문제와 전철표 판매기에 만원짜리 지폐 두 장을 넣으려는 모습 등이 전해지면서 귀국 직후 20.3%까지 올랐던 지지율이 13.1%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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