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게이트를 최초로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고향인 전남 담양군 대덕면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담양군민 운동본부’ 주최로 4일 오후 5시 30분 전남 담양군 대덕면사무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3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했으며, 주민 대표가 고영태씨에게 보낸 편지를 낭독했다.

대덕면은 2020명의 주민이 사는 시골마을로 대덕면 성곡리가 고씨의 고향이다. 주민들은 “우리는 자네가 아주 어릴 적 고향을 떠나 사실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을 건넸다. 이어 “하지만 5·18때 아버지가 총에 맞아 사망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라면서 “우리도 사는 게 힘들어서 서로 도움도 못 주고 지냈다”고 37년전 일을 떠올렸다.

고씨의 아버지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일을 보기 위해 광주에 갔다가 계엄군에 의해 사망했다. 고씨 등 희생자들은 숨진 지 열흘만에 암매장된 상태로 발견됐으며, 고영태씨는 네 살 무렵 어머니를 따라 고향을 떠났다.

주민들은 “그럼에도 펜싱대회에서 메달을 땄다는 소식에 너나없이 기뻐했고 자랑스러웠다”며 “어느 날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자네 얘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자네의 용기로 대한민국은 요동치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자네가 진실을 말하고 있기에 많은 국민이 지켜줄 거다. 마음의 고향이겠지만 우리 노인네들은 성심을 다해 자네를 응원할 거다”라며 격려했다.

편지는 “용기 내 주어 진심으로 고맙네”라고 끝을 맺었다.

김승혜 박근혜정권퇴진 담양군민운동본부 본부장은 “고씨가 잘못된 삶을 살았고 양심선언을 했다고 해서 그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애국자’니 ‘의인’이니 하며 추켜세울 마음은 없다”면서 “용기 낸 데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왕 시작한 일이니 고씨가 국민을 믿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면 좋겠다는 심정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씨는 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 심리로 열리는 최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다음은 고향 사람들이 고씨에게 쓴 편지 전문.

고영태 군.
우리는 자네가 아주 어릴 적 고향을 떠나 사실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하네
하지만 5·18때 아버지가 총에 맞아 사망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
애비 없는 세월을 어떻게 견디며 힘들게 살았을지
우리도 사는 게 힘들어서 서로 도움 못주고 지냈네 그려
그럼에도 펜싱대회에서 메달을 땄다는 소식에 너나 없이 기뻐했고 자랑스러웠네
그러나 썩은 대한민국에서 버티며 살아가기란 쉽지는 않았을거네
어느 날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자네 얘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했네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영화도 아닌 현실이….
자네가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용기를 내기까지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지 짐작도 안가네
하지만 자네의 그 용기로 인해 이 대한민국은 요동을 치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네
힘들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게
자네가 진실을 말하고 있기에 많은 국민이 자네를 지켜 줄걸세
마음의 고향이겠지만 우리 노인네들도 성심을 다해 자네를 응원할 걸세
용기 내 주어 진심으로 고맙네
고향사람들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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