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배소현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국민의당을 대표해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선 안 전 대표는 학제 개편안을 포함한 교육혁명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준비의 핵심은 교육이다. 일제 강점기때부터 큰 변화없이 이어져온 산업화 시대 교육 시스템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 분야의 혁명적인 대변화로 새로운 기회의 땅을 개척해야 세계 어느나라들보다 앞서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햇다.
구체적인 교육 공약으로 ‘학제 개편’을 들고 나왔다. 안 전 대표는 기존의 ‘6-3-3 학제’를 ‘5-5-2 학제’로 개혁하고 만 3세부터 2년간 유치원을 공교육으로 편입하는 내용의 파격적인 교육개혁안을 제시했다.
그는 “만 6세부터 시작,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으로 이뤄진 기존 학제를 (만 3세부터) 유치원 2년, 초등 5년, 중등 5년으로 전면 개편하고 중학교 졸업 이후에는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 과정을 보낸 뒤 대학교 4년 또는 직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전면 개편하자”고 제안했다.
안 전 대표는 초·중등학교 과정 10년을 ‘보통교육’으로 이름 붙이며 “보통교육과 대학교육을 분리함으로써 보통교육을 정상화하고 창의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사교육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건국 이래 가장 강력한 교육 혁신안”이라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너무 과격한 변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의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 정해진 답을 잘 외우는 것만으로는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면서 “창의적으로 사고하며 인성을 배우고 타인과 협력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 미래 교육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와 함께 초중고·대학 교육을 창의교육으로 전면 전환하며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또한 “평생교육을 대폭 강화해서 중장년층에 대한 교육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날 안 전 대표는 과학기술혁명을 위한 국가연구개발 시스템의 혁신, 산업구조개혁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권한 강화 등도 언급했다. 개혁입법 처리 등 정치·사회 부분 개혁도 강조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과 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 18세 선거권 부여와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등 주요 사회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결선투표제와 관련해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정치인에 의한 연대가 아닌 국민에 의한 연대가 이루어진다”면서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국회에서 통과시킨 후 헌재에 해석을 의뢰하자”고 제안했다.
국방·안보분야에 대해선 “굳건한 한미동맹의 공동이익과 가치를 공유하고 더욱 발전시키는 가운데 우리 스스로 힘을 길러 안보를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개척해나가는 ‘자강안보(自强安保)‘를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를 위해 국방·방산비리를 근절하고 해·공군 전력 확대 및 킬 체인·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조기 전력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다음은 안 전 대표 연설 전문.
“미래를 향한 담대한 도전을 시작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의당 국회의원 안철수입니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진행하고 있는 국가위기 상황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우리당 박지원 대표님, 주승용 원내대표님과 소속 의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공정, 자유, 책임의 가치를 향해 두 청년의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서울시에 사는 23살 김채영씨는 대학교 3학년입니다. 채영씨도 3학기째 휴학 중입니다. 여기 다른 22살의 청년이 있습니다. 국민들은 짓밟힌 ‘공정’의 가치 앞에서 분노했습니다. 국민의 일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속일 수는 있습니다. 국민들의 한결같은 요구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민주주의를 뿌리째 뒤흔든 매우 중대한 사건입니다.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공정과 자유의 가치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책임’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 5대 절벽과 4차 산업혁명 우리는 ‘5대 절벽’의 낭떠러지 앞에 서있습니다. 먼저 수출 절벽입니다. 다음으로 내수 절벽입니다. 일자리 절벽은 심각합니다. 인구 절벽은 올해부터 시작입니다. 외교 절벽도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5대 절벽이라는 낭떠러지에 서있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닥치고 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물로 뒤덮힌 행성이 나옵니다. 우리는 이러한 ‘5대 절벽’과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을 동시에 헤치고 나가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집중화되고 패권화된 권력에 그 책임이 있습니다. • 2월 국회는 개혁의 골든타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2월 국회는 국민께서 만들어주신 개혁의 골든타임입니다. 지금 해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2월 국회를 개혁 국회로 만듭시다. 대선 결선투표제는 다음의 세 가지 점에서 필요합니다. 먼저, 다음 대통령은 수많은 개혁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 밖에도 연대 시나리오는 사라지고 정책 선거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에 동의하면서도 위헌의 가능성이 있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시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그 범위와 규모와 속도에서 예상치 못할 정도로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입니다. 첫째, 1,2,3차는 한 분야의 기술로 인한 혁명이지만, 4차 산업혁명은 여러 첨단기술의 ‘융합혁명’입니다. 1차 증기기관, 2차 전기, 그리고 3차 IT기술처럼, 한 분야의 기술 발전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났습니다. 둘째, 분야별 경계가 사라집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가 사라지고, IT기술과 생명공학기술 간의 경계도 사라지고, 기술과 디자인 간의 경계도 사라집니다. 셋째, 일자리가 급변합니다. 기존의 일자리들이 사라지는 동시에, 여러 가지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4차 산업혁명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기반을 구축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교육혁명을 통한 인재양성, 과학기술혁명을 통한 기반기술 확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산업 구조개혁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기반의 축적, 지식재산권 보호, 표준화 등을 지원하는 일이 정부에서 해야 하는 일들입니다. 이러한 일들이야 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입니다. • 교육혁명 대한민국은 교육을 통해 기적을 만들어온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제 낡은 교육 시스템은 한계에 부딪쳤습니다. 4차 산업시대 준비의 핵심은 교육입니다. 저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서 교육혁명의 3대 개혁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겠습니다. 지금의 교육부 체제는 장관이 바뀌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고, 학교의 자율성을 빼앗아 창의교육을 막고 있습니다. 둘째, 초중고 및 대학교 교육을 창의교육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셋째, 평생교육을 대폭 강화해서 중장년층에 대한 교육도 국가에서 책임지겠습니다. 이와 함께 오늘은 더욱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현재의 만 6세부터 시작하는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의 학제를 전면 개편할 것을 제안합니다. 제가 제안하는 학제 개편안은 만 3세부터 시작하여 유치원 2년,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 대학교 4년 또는 직장으로 이어지는 혁신적인 안입니다. 여기 한 아이가 있습니다. 만 5 살이 된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 5년을 보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 아이는 만 10살에 중학교에 들어가 5년을 보냅니다. 이렇게 만 15세가 되면 아이는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을 키우는 보통교육을 전부 이수하게 됩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아이는 이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어느 길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성적순이 아니라 학점이수제도이기 때문에 아이는 별도로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진로탐색학교를 졸업하면 자격고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통과하고 학교생활기록부를 제출하면 면접을 통해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대학은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이 참여할 수 있는 평생학습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보통교육과 대학교육을 분리함으로써 보통교육을 정상화하고 창의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교육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모든 초, 중, 고를 동시에 바꾸자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 과격한 변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의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습니다. • 과학기술혁명 과학기술 분야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지금 국가연구개발 예산은 19조 정도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럽습니다. 과학기술혁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가연구개발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5대 개혁방향 하에 혁신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첫째,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 사업을 모두 모아 한 부처에서 통합 관리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진전됨에 따라 각 분야별 예산이 조정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처 이기주의로 예산을 내놓지 않고 비효율적으로 낭비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결과에 대한 감사에서 과정에 대한 감사로의 전환하겠습니다. 감사에서 결과의 성공여부만 따지다 보니 조금이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시도는 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기초연구 분야에서는 중복과제를 허용하겠습니다. 특히 처음 시도하는 분야에서는 여러 가지 접근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처음부터 한가지만 선정하기보다는 중복되더라도 여러 방법을 지원하고, 몇 년 후 성과평가를 통해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모아주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넷째, 기초연구 분야에서는 현장의 연구자가 주도하고 정부에서는 제대로 지원할 수 있도록 바꾸겠습니다. 다섯째, 응용연구 분야는 관주도가 아니라 산업계, 특히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제안을 지원하는 쪽으로 바꾸겠습니다. 그 결과로 우리는 세계적인 과학기술국가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 산업구조개혁을 통한 창업혁명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금융정책을 통해 창업기업의 수를 늘리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정부는 창업기업의 성공확률을 높이고, 실패하더라도 성실실패에 대해서는 재도전 기회를 부여하는 산업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중소기업들의 성공확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불공정한 시장 때문입니다. 경제는 활력을 잃고, 성장하지 않고, 일자리도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공정과 경제성장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생태계’를 만들기보다는, 착취하는 ‘동물원’을 만들어 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개혁을 통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대신, 모든 결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관예우는 현관배임으로 처벌해야 합니다. 실패한 기업가들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성실 실패에 대해서는 재도전 기회를 주겠습니다. 개인의 실패경험을 사회적인 자산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으면,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활력이 넘치는 창업국가로 다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 자강안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대 강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격돌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안보리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고도화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가안보란 국가의 근본과 국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전쟁과 국지도발을 원천적으로 억제하며 상대방의 전쟁의지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국가안보여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국력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저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공동이익과 가치를 공유하고 더욱 발전시킨 가운데, 우리 스스로 힘을 길러 안보를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개척해나가는, 자강안보(自强安保)를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먼저 국가안보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국방비리, 방산비리를 근절하겠습니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스마트한 강군을 육성하여 확실한 대북우위 군사력을 유지하고,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강력한 ‘자강안보’를 통해서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을 억제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여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 과거청산과 미래대비를 위한 대장정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국민은 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과거청산과 미래대비의 두 가지가 임무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이제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되었습니다. 국가적 위기를 앞에 두고 국가의 존재이유와 국가의 역할을 다시 질문하는 것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저부터 이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합니다. 국가는 사회적 약자 편에 확고히 서야 합니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모두가 위기라고 말하지만 저는 지금이야말로 담대한 도전을 시작할 때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공정, 자유, 책임의 가치를 바탕으로 미래의 길로 나아갑시다!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결을 넘어 국민을 위한 협치의 길에서 다시 만납시다! 우리 모두의 비전인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그리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기필코 만들어 냅시다! 긴 시간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7년 2월 6일 국민의당 국회의원 안철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