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대 한국감정원장이 여직원들을 상대로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아일보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 원장은 지난해 11월 3일 ‘세계평가 기구연합(WAVO) 총회’를 마치고 대구 수성구의 한 고깃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여직원들의 외모와 몸매를 품평하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한 여직원에게 “양놈들은 너같은 타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넌 피부가 뽀얗고 몸매가 날씬해서 중국 부자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여직원은 이후 사표를 내고 감정원 감사실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감사실은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감사실은 해당 직원에게 “원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길 원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송영소 감정원 감사실장은 “다른 건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 본인도 그만두는 마당에 일이 커지길 원치 않는 것 같아 따로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 원장의 성희롱 발언은 이뿐 아니다. 지난해 7월 서울 사무실에서 여직원들과 간식을 먹는 자리에서 “아프리카에서 예쁜 여자는 지주의 성노예가 되고, 못생긴 여자는 병사들의 성노예가 된다”면서 “아프리카에는 아직도 할례(여성 생식기의 일부를 절제하는 것)가 남아 있는데 한국 여자들은 이렇게 일해서 돈도 벌 수 있으니 행복한 줄 알아라”는 등 부적적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 지난해 11월 말 케냐 나이로비 출장 중 저녁식사 자리에서 “가족이 없는 사람들은 오입이나 하러가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자리에는 감정원 여직원들과 국토교통부 파견 근무자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한국 감정원은 해명 자료를 내고 “서 원장은 평소 정직과 청렴과 공정, 엄격한 언행으로 공직생활의 모범을 보여 왔다”면서 “한국감정원장 부임 뒤 2년 연속 공기업 경영평가와 청렴도 조사에서 최우수평가를 받는 등 최선을 다해 일해 온 분”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세계평가기구 총회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횡령과 사문서 위조 등으로 약 4000여만원의 공금을 횡령하려는 시도가 드러난 것이 발단”이라면서 “엄정한 감사를 거쳐 일부 본인 배상과 아울러 정직 등의 징계를 받자 보복심리로 3월초 임기가 만료되는 서 원장을 음해해 본인 입지를 회복하려는 배경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11월 세계평가기구 총회 뒤 저녁식사자리에서 한 여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해당 자리는 비위를 저지른 직원들과 같이 근무하던 여성 직원 3명이 징계 등을 우려해 겁을 먹고 사직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 원장이 사직을 만류하기 위해 긴급히 만든 자리였다”며 “다른 직원 4명도 동석한 자리였으며 (서 원장이) 해당직원에게 일을 잘하고 용모도 준수한데 사직하지 말고 감정원에서 계속 일해 달라고 이야기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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