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포스코 계열사인 광고대행사 포레카 인수와 관련해 사건 관련자들을 협박, 회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8일 열린 차 전 단장 등 5명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은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에게 "차 전 단장이 국정원·검찰을 언급하면서 '이 시대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고, 넌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질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 전 이사는 "차 전 단장이 무서운 이야기를 했다"며 시인했다. 검찰이 무슨 이야기였는지 구체적으로 묻자, 그는 "제 마음이 불편해서 언급하진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이사는 차 전 단장으로부터 "컴투게더 한상규 대표를 만나 '어르신들이 언짢아하신다, (당시 컴투게더가 포레카 인수를 위해 협력하던) 대명홀딩스를 배제하고, 지분은 한상규 10% 모스코스 90%로 한다'고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김 전 이사는 이를 거부하자 2015년 6월 초 “차 전 단장이 계속 전화해 '재단에서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제가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하자 차 전 단장이 6월 9일 저를 다시 불러 ‘재단에서 너를 굉장히 안 좋게 본다' '그것 때문에 딜이 어그러지게 됐으니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놔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이사는 또 “포레카 문제가 불거지자 차 씨가 외국에서 전화해 ‘포레카에 대해 김 전 대표와 둘이 꾸민 일이라고 얘기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당시 포레카 건이 언론에 어마어마하게 나왔다. 플레이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즈와 차은택 이름도 언론에 나오는 상황이었다”며 “차씨에게서 ‘포레카 건이 문제가 많아질 것 같다. 실무자였던 두 사람만 관여한 걸로 얘기해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그때가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으로 기억한다”며 “만약 검찰에서 소환하면 사실대로 다 말할 거라고 김 전 대표에게 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차 전 단장에게 어떤 방법으로 연락이 왔느냐”고 묻자, “먼저 아프리카픽쳐스 김모 PD가 제게 전화를 하면 나중에 차 씨가 카카오톡 보이스톡으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증언했다.

그는 차 씨에게 신생법인이었던 모스코스의 포레카 인수자금 마련에 대해 묻자 “인수자금이나 금액은 묻지 말고 실무만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차 전 단장은 2015년 2월 최순실씨와 함께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기로 작정하고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컴투게더 대표 한상규씨를 협박해 인수를 요구했지만 미수에 그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김경태 전 이사는 “당시 한 대표에게 전한 말은 정상적인 협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대표가 받을 고통을 느끼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