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더블루K 조성민 전 대표가 최순실씨로부터 ‘청와대 업무 수첩’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조 전 대표는 9일 오전 10시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가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과시하거나 암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조 전 대표는 “직접 말을 하는 것은 들은 적이 없지만, 최씨가 청와대에서 사용하는 수첩을 갖고 와서 저와 박헌영(K스포츠재단 과장), 고영태(더블루K 이사)에게 준 적이 있다”고 했다. “어떤 수첩을 말하는 것이냐”는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의 질문에 조씨는 “업무 수첩으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사용했다는 수첩과 동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대표는 또 “(최씨가) 해외출장이 아니면 거의 매일 더블루K 사무실로 출근했다. 회사에 최씨가 쓰던 유리로 차단된 별도 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가 어디론가 전화를 할 때는 별도의 방에 들어가서 밖으로 소리가 들리지 않게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연락을 받고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과 함께 만나 회사설립 문제 등을 논의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조 전 대표는 “만나자는 김 전 수석의 전화를 받고 최씨에게 문자 또는 이메일로 보고하니 박 과장을 데리고 나가라고 지시했다”며 “김 전 수석이 스포츠마케팅 벤처기업이 만들어졌다고 해 (더블루K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증언했다.

“김 전 수석을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는 대통령 대리인단 측 질문에 그는 “김 전 수석이 ‘업무 내용과 사업계획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서 머뭇거리니까 그가 먼저 ”설이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준비되지 않겠냐“면서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이후에 연락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이 분 정도까지 알고 있으면 최씨의 인맥이 대단하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또 “K스포츠재단은 영리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자회사 개념으로 더블루K를 만들었다고 들었다”며 “문화와 체육을 합쳐 하나의 재단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문화는 미르재단으로, 체육은 K스포츠재단으로 뺐다고 들었다. 미르재단 쪽에도 더블루K와 같은 역할을 하는 회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조 전 대표는 더블루K 법인 설립 당시 최씨가 주식 포기각서를 요구해 서명한 사실도 털어놓았다.

조 전 대표는 “법인 설립 전 최씨가 주식 포기각서를 전화로 요구했고 플레이그라운드 사무실에서 여직원이 가져온 각서에 서명하고 날인했다”고 말했다. ‘더블루K 지분구조는 조 전 대표가 40%, 고영태씨가 30%, 감사가 30% 맞느냐’라는 대통령 대리인단의 질문에, 조 전 대표는 “등기부상으로는 그렇게 돼 있지만, 포기각서를 썼기 때문에 최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실제로 최씨 지분이 100%인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나머지 지분 60%에 대해서는 고씨와 감사가 포기각서를 썼는지는 모른다”며 “더블루K 자본금 1억 모두 최순실 자금으로 알고 있다. 고영태씨가 현금으로 5천만원을 가져와 법인통장에 입금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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