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간베스트저장소 캡쳐>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고학력·고스펙 인증 대란이 일어났다.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부터 자신의 고소득을 자랑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이번 인증 대란은 ‘선화예술고등학교 학생을 성폭행하겠다’는 글을 올린 일베 회원 홍모씨가 경찰에 붙잡힌 소식이 퍼지면서 시작됐다. 홍씨의 체포 소식에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홍씨가 일용직 노동자인 점을 거론하며 일베 회원은 저학력, 저소득층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격분한 일베 회원들이 고학력·고스펙 인증을 시작한 것.

일베 회원들은 부장판사, 변호사, 의사, 파일럿 등 소위 ‘금수저’ 인증을 이어갔다. 한 일베 회원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법조동문회를 통해 등산을 같이 했다”며 성균관대 학생증과 함께 변호사 신분증을 인증했다. 이 밖에도 하버드 대학교 교수 인증, UC버클리대 인증, 서울대 인증 등 고학력 인증 글도 있다. 수억원대의 통장 잔액이나 주식, 외제차 등을 인증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일베 회원은 “인증 대란에 참여한 327명을 분석했다”며 “서울대 36명 연세대 23명 고려대 10명 카이스트는 13명이다. 의사, 한의사, 의대생 등은 54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지는 인증 대란에 일베 회원들은 자부심과 자괴감을 동시에 느끼는 모양새다. 이들은 “똑똑이들 많으면 홍보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다. 똑똑이들도 있으면 무조건 좋다”, “다시는 일베를 무시하지마라”는 등 자신들이 소속된 커뮤니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다같이 병신인척 하면서 뒤로 금수저 생활하고, 학력 쩌는거 보니 자괴감 들더라”, “고학력 금수저 인증대란 왜 하는거냐. 자살충동만 느껴진다”, “다들 힘들게 사는 흙수저들인줄 알았었는데 금수저에 고학력에 기만자들이 너무 많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회원들도 다수였다.

이번 인증 대란의 시발점이 된 홍씨는 지난 2일 일베 게시판에 “39세 아재다. 신용불량자에 빚만 1억원이 넘고 인생이 재미가 없다”며 “선화예고 정문에서 마음에 드는 아이 한명을 강제로 트렁크에 태워서 경기 구리시의 창고로 끌고 가 교복을 입힌 채 성폭행하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학교 측은 시설을 일시 폐쇄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고, 경찰은 홍씨의 아이피를 추적해 다음날 자택에 있던 홍씨를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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