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말 사회적 파문을 던진 ‘서울시향 사태’와 관련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은 “박현정 대표가 단원들에게 성추행과 폭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박 대표는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중심으로 사조직화된 서울시향 단원들의 음해라고 맞섰다.

그런데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 부인 강난희씨가 등장한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명훈 전 감독의 부인 구모 씨는 지난 2014년 11월 28일, 정 감독의 비서 격인 백모 과장에게 “시장 부인한테서 ‘너무 미안하다’며 ‘시장한테 전했다’고 연락이 왔으니 처리하겠지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구 씨는 이어 강 씨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복사해 전달했는데, 박 전 대표를 겨냥해 박 시장 측을 압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강 씨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 내용으로는 “유럽의 겨울이 그립습니다. 잘 모셔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시장님께 말씀드리고 전달해 드렸습니다. 몸 건강히 돌아오십시오. 강난희 올림”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에 구 씨는 “한번 꼭 구경오셔야 하는데요. 저희는 12월 8일까지 여기서 머뭅니다. 시장님이 인권을 중요시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이러한 인권유린을 하는 사람(박 전 대표)을 조속히 처리해 주실 거라며 다들 의심 없어 합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다음날 강 씨가는 구 씨에게 “시장님께 어저께 밤늦게 직접 보여드리고 말씀 또 드렸습니다. 아마 잘 해결될 거 같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나흘 뒤 박 시장은 박 전 대표와의 면담에서 사퇴를 종용했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주장이다.

경찰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그러나 박 시장에 대해서는 근거 부족을 이유로 입건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시의원의 지적을 무시한 채 정 감독 부인을 통해 사적으로 들어온 민원을 공적으로 해결하려 한 건 '시정농단'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정 전 감독 부인이 계속 문자를 보내고 하니 시장 부인으로서는 최대한 예우를 갖춰 답변했을 뿐”이라며 “나름대로 소극적으로 대응한 건데 기록이 남아있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이라며 “시장 부인이 시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며 담당 검사 교체와 사건 재배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성추행 관련은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이정현 부장검사)에, 폭언 및 인사 전횡 관련은 첨단범죄수사2부(이근수 부장검사)에 나뉘어 배당됐다.
 
박 전 대표는 14일 “검찰이 1년 동안 단 2차례 형식적인 조사만 했다. 공정한 수사를 위해 수사 의지가 부족한 담당 검사를 즉각 교체하고 모든 사건을 병합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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