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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통 분노로 일관한 75분 기자회견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 언론과 충돌하며 좌충우돌 발언을 쏟아냈다.

16일(현지시간) 트럼프는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으로 낙마한 앤드루 퍼즈더를 대신할 새 노동장관 후보 알렉산더 아코스타를 소개하려던 자리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었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70여분 동안 이어진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대부분의 시간을 언론의 정부 비판을 방어하며 분노를 쏟아내는 데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전투모드로 나섰다. 트럼프는 부적절한 ‘러시아 내통’ 의혹에 휘말려 낙마한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보좌관에 대해 “그가 어떤 잘못된 일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플린에게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해제 논의를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그가 논의하지 않았다면 내가 지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플린을 경질한 것에 대해서는 “플린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했고 나는 그에게 동의했다”면서도 “문제는 그가 부통령에게 사실을 적절히 말하지 않은데 이어 기억나지 않았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거짓 보고’가 경질 원인이었다는 주장이다.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과 다른 측근들이 러시아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 등과 지속적으로 접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가짜 뉴스’라며 일축했다. 트럼프는 관련 소식을 보도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언론사들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정보기관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뉴스는 ‘가짜’다”며 “우리는 기밀정보 유출자를 반드시 찾아내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CNN방송 기자가 “대통령께서 우리 기사를 ‘가짜뉴스’라고 했는데…”라며 질문을 시작하자 트럼프는 말을 가로채며 “그러면 말을 바꾸겠다. ‘진짜(very) 가짜뉴스’”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트럼프는 “잘 알다시피 우리 행정부는 (전 정부로부터) 경제 전반에 걸친 많은 문제들을 엉망진창인 상태로 물려받았다”면서 “지난 4주 동안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 짧은 기간에 우리가 한 것과 같은 엄청난 진전을 이룬 것을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기간 언론은 당선에 필요한 270명은커녕 230명의 선거인단 확보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306명의 선거인단을 차지했다”면서 “내가 당선되자 벌써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이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기자에게 “조용히 하라”, “자리에 앉아라”라고 윽박지르는가 하면, 흑인 여기자에겐 “흑인 하원들과의 만남을 주선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하며 인종주의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CNN,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들은 “유례를 찾기 힘든 기자회견”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 없는 주장을 일방적으로 쏟아내고 모든 혼란의 책임을 버락 오바마 전 정부와 언론에게 돌린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날 CNN과 인터뷰한 프린스턴대 역사학과 줄리언 젤리저 교수는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대통령답지 않은 태도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을 딱 벌릴 정도로 놀라웠다”면서 “이번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본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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