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상황이 바뀌어서 당론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에서는 당론 변경을 두고 신중한 입장이어서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17일 안 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지도부 회의 후 “(사드 반대 당론 변경은) 전체적으로 의논할 것이다”고 말했다. ‘상황이 달라져 당론이 바뀌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주승용 원내대표 역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당론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 변화하는 상황에서 사드배치를 반대할 명분은 많이 약해졌다고 생각한다”며 “안보는 보수를 자처해온 국민의당이 선제적 대응시스템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 전 대표 역시 이날 “사드 배치는 한미 양국이 공식적으로 이미 합의한 내용을 유지하면서 관련 현안 문제점을 국익에 부합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지원 대표와 정동영 의원은 당론 변경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박 대표는 16일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주 원내대표) 본인의 개인 의사로 어느 정도 논의하는 것은 좋지만 좀 신중하게 당내 논의를 해 보자고 했다”며 “17일 지도부 회의에서는 사드 관련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보류했다. 박 대표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가 당 대표인데 제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그것은 곧 최종적인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의원 역시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사드 배치 시 대북압박제재 정책이 불가능하다. 김정남 피살로 당론을 뒤집는다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국민의당의 사드 찬반 당론은 오는 21일 열리는 의원총회 전까지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의 사드 당론 재검토를 두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당이 모처럼 우리나라의 안보 현실에 대해 제대로 현실인식을 하나 싶었는데 계속되는 좌클릭으로 중도정당은 커녕 민주당 흉내 정당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닌가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전형적인 눈치보기 정치”라며 “박지원 대표가 성주까지 국회의원 20명 데리고 가서 상주로 사드 못 오게 하겠다고 과시적 행태를 한 당은 국민의당 하나밖에 없다. 처음엔 사드 반대로 당의 위신을 세우고, 그 다음에 무관심, 그 다음에 당론변경으로 변해가는 이 수순은 눈치보기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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