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로고 캡쳐>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경영 공백이 우려된 삼성전자가 흔들림 없이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전장기업 하만(HARMAN)을 자회사로 품에 안았다. 미래 먹거리로 스마트카 부품 사업을 키우려던 삼성전자의 승부수가 먹힌 셈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으로는 최대 규모인 하만 인수 건은 이 부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협상에 마무리 짓는 등 공을 들여왔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구속과 일부 하만 소액주주들의 매수가에 대한 불만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삼성전자가 확실한 우호지분을 확보하며 주주총회를 무사히 넘겼다. 표결 결과 약 70%의 주주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반대는 3%에 그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남은 절차는 미국·중국 한국 유럽연합(EU) 등 핵심 시장에서 규제 기관의 승인 뿐”이라며 “늦어도 3분기까지 인수 작업은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나머지 사업들도 계획됐던 일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오는 26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2017에서 갤럭시탭S3를 선보이고, 갤S8 티저 이미지도 공개한다. 이어 3월 29일 유럽과 미국에서 동시에 갤럭시S8을 공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으로 촉발된 미국 가전제품 생산 공장 건립 건도 계속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앨라배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과 투자 인센티브, 입지 조건 등을 두고 교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공백을 사업부문별 전문경영인으로 채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당장 사업이나 기업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총수의 경영 공백이 길어진다면 인수합병(M&A) 등 중요한 결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와 기업문화 개선 작업은 당분간 중단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과 글로벌 기업출신 사외이사 선임은 특검 수사 상황을 고려해 내달 예정인 주주총회 안건에선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전략실 해체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한 상황에서 보류됏다. 삼성 관계자는 “최소한 1심 재판이 끝날 때까지 미전실 해체와 사장단 인사 등은 미룰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은 대형 M&A나 신사업 진출 없이 최지성 실장을 중심으로 현상 유지 경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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