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의 시신에서 신경성 독가스인 'VX'를 검출했다고 AF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말레이 경찰은 김정남의 얼굴과 눈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시료에서 발견된 물질을 분석한 결과 VX(Ethyl S-2-Diisopropylaminoethyl Methylphosphonothiolate)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VX는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대량살상용 화학무기에 사용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VX는 지금까지 화학무기에만 사용됐다. VX는 현재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유독한 신경작용제로 수분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호흡기, 눈,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갖고 있다.

VX에 접촉되면 빠른 시간 내 피부를 씻어내야 독성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지난 13일 두 여성 용의자가 김정남의 눈과 코에 독성물질을 묻힌 뒤 재빨리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정원 등 우리 정보당국은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성물질의 정체를 이미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 방송이 지난 16일 한국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김정남 암살에 VX 등 독가스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도 이런 연유 때문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