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 <사진제공=위키미디어>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세계 1위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가 잇따른 구설수에 휘말리며 악재가 겹치는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우버가 그레이볼(Greyball)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스턴, 파리, 라스베이거스, 호주, 중국, 이탈리아, 한국 등에서 당국의 단속을 피해 불법 영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허가 받지 않은 지역에서 영업을 하면서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단속 경찰관을 식별하고 피해갔다는 것.

우버는 사용자가 앱을 통해 목적지를 누르고 요금을 제시한 차량 중에서 하나를 호출하는 식으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NYT는 “우버는 사용자의 위치와 신용카드 정보, 소셜미디어 아이디 등을 수집해 신원을 식별한 뒤 단속 경찰이라고 판단되면 호출을 취소하도록 했다”며 “우버는 70여 개국으로 공격적인 서비스 확장을 꾀하면서 이처럼 법 규정을 무시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버는 “그레이볼은 우버 운전자를 육체적으로 해치려는 사람, 영업을 방해하려는 경쟁자, 비밀리에 단속 공무원들과 공모한 이들의 승차를 거부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최근 우버가 대내외적인 스캔들을 연달아 일으키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기 때문. 앞서 지난달 19일 우버의 전 직원인 수전 파울러는 자신의 블로그에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우버 상관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NYT는 전·현직 우버 직원들과 인터뷰를 갖고 파울러의 사례가 우버에 만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3일에는 구글의 자동차 전문 자회사 웨이모가 자율 주행 기술을 훔쳤다는 이유로 우버를 고소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웨이모는 “우버에 지난해 인수된 스타트업 직원들이 구글에서 자율 주행과 관련된 14만건의 기밀 파일을 몰래 빼돌렸고, 우버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에는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우버 기사와 말싸움을 벌인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당시 칼리닉 CEO는 우버의 운임 정책으로 인해 기사들의 수입이 감소한다는 기사의 항의에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차갑게 말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칼라닉 CEO의 리더십 스타일에 문제가 있다”며 “이것이 우버 내부의 파괴적인 문화와 가혹한 작업환경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고 평가했다.

우버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우버 앱 지우기(#deleteuber)’라는 움직임이 확산된 상황이다. 미국 타임지에 따르면 이미 20만명 이상이 우버 앱을 삭제했으며, 앱을 삭제하지 않고 우버 사용을 중단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사용자가 최대 40만명은 줄어들었다. 타임지는 “우버는 소비자들이 돈과 서비스뿐 아니라 브랜드 선호도도 고려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9년 설립된 우버는 ‘차량 공유’라는 독특한 아이디어 로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우버의 기업 가치는 약 680억달러(약 78조원)로 GM·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보다 100억달러 이상 높게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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