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워싱턴포스트>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분노하는 진짜 이유는 레이더 배치로 자국 군사시설이 노출될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사드는 파괴보다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순수한 방어 시스템”이라면서 “종말단계에서만 작동하는 원리를 보더라도 사드는 미국을 겨냥해 한반도에서 아직 상승 중인 미사일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어 “중국이 사드에 극도로 반대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사드에 대한 중국의 분노가 미사일보다는 체계 내에 포함된 정교한 레이더 능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사드의 구성요소는 △트럭에 장착된 발사대 △발사대에 탑재되는 8대의 요격 미사일 △표적을 포착·추적하는 X-밴드 레이더 △외부 지휘본부와 연결된 발사 통제 시스템 등 4가지다. 통상 사드 1개 포대는 6기의 발사대, 48기의 요격미사일, X-밴드 레이더 1기와 화력통제장치로 구성된다. 

문제는 탐지거리가 2000km에 이르는 X-밴드 레이더다. X-밴드 레이더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기도 하지만 중국의 미사일 체계를 탐지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의 중심부인 베이징을 포함한 북동부 지역과 동부 연안에 배치된 미사일 시스템 등이 X-밴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 내에 포함된다. 이같은 사실은 향후 중국과 미국 간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에 크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같은 이유로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40~150km의 높은 고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방어하도록 설계된 사드 체계 내 요격미사일은 저고도로 날아오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이나 야포에는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면서 “한반도 사드 배치는 레이더 가동이 실질적인 목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중국은 향후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이용해 중국을 봉쇄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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