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민혁씨 페이스북 캡쳐>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문재인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와 학부생활을 같이한 친구 오민혁씨의 페이스북 글이 화제다.

문준용씨와 함께 건국대 시각정보디자인학부에서 공부하며 자취생활을 함께 했다고 밝힌 오민혁씨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가 (문준용씨와)절친한 친구 사이인 걸 아시는 분들이 ‘청와대 들어가겠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그런 일 하나도 없다”며 “앞으로도 제가 친구에게 부탁할 수 있는 것은 ‘책에 아버지 사인 좀 받아줘’가 전부”라고 심경을 밝혔다.

오씨는 최근의 채용 논란을 의식한 듯 “준용이에게 힘내라고 밖에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도 토로했다. 다음은 오민혁씨 페이스북 전문.

 

여기 이흥렬 선생님께서 작성하신 내용에 지하철영상 촬영한 친구 입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창피했지만 재밌는 작업이었습니다.)

먼저 제가 절친인 걸 아시는 분들이 '청와대 들어가겠네~' 라는 말씀 많이 하시는데 그럴 일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친구에게 부탁할 수 있는 것은 책에 아버지 사인 좀 받아줘 가 전부입니다.

...

저도 요즘 기사에 자주 나오는 준용이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부산이 고향인 준용이와 제주도가 고향인 저는 건국대학교 디자인학부 00학번으로 만나

한 살 위 영하형하고 셋이 자취를 하게 됩니다. 방한칸 반지하 방: 보증금 100만원. 월세 30만원. 1인당 관리비 포함 15만원 내고 생활. 말이 없는 두 부산남자들이지만 같이 살다보니 아버지 직업에 대한 얘기도 하게 됩니다.

"준용아, 니네 아버지는 뭐하셔?"

"부산에 계시다가 서울 오셨는데 무직이시다."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백수시구나..)

(당시 노무현 전대통령 대선 준비 위해 상경)

셋 중 생활비도 제일 적게 받고, 주말에 길에서 휴대폰 가입 신청자 받는 아르바이트하면서 생활했던 친구여서 아버지가 직장이 없으셔서 생활이 어렵구나라고만 생각 했습니다.

...

군대를 다녀오고 05년도에 준용이는 학부 동아리중 제일 큰 '깸' 이라는 영상동아리 회장을 하게 됩니다. 당시 동아리 실력이 좋아 동아리 친구들 대부분 좋은 직장 다니고 있습니다. 그때도 교수님이 영상관련 아르바이트할 학생 찾을 때면(저는 당시 디자인학부 귀걸이한 학생회장) 준용이를 소개해줬습니다.

...

한번은 준용이가 '노무현' 사인이 새겨진 홍주를 가져왔습니다. 집에서 맛있어 보여서 가져왔다길래 친구네 또 반지하 자취방에서 안주도 없이 마셨습니다.

"이거 어디서 났어?"

"아버지가 어떻게 청와대 취직하셔서 받으셨어"

더이상 묻지 않았습니다.(경비하시나 보다..)

당시도 빈곤한 준용이의 생활모습에 아버지가 고위직이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무직이셨는데 경비원으로 취직 하셨나 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보면 그때 생각이 어이없지만 사실 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경비 하시는 분에게도 선물을 하실 수 있는 분이기에요.

(제가 이때까지 먹어본 가장 맛있는 술이었습니다. 술병을 버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T^T)

나중에 준용이가 얘기하기를.. “아버지가 화 안내시는데 노무현 대통령 사인 들어간 홍주를 마셨을 때는 화를 내셨다”고 하더군요.

죄송합니다. 아버님.저랑 재문이라는 친구 같이 마셨습니다.

...

준용이는 졸업을 먼저 하고 휴학을 더한 제가 늦게 했는데

어느날 공무원 준비하던 형이 저에게 먼저 물었습니다.

"민혁아.. 준용이네 아버지 청와대 계셔? 청와대에 문씨면 문재인 인거 같은데.."

"예전에 뭐 청와대 취직하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뭐 높은 사람은 아닐 걸요"

(당시에 민정수석이 누구고 그런 거 잘 몰랐습니다.)

별 생각 없이 넘겼습니다.

며칠 뒤 준용이를 만나 맥주 마시는데 생각나서 물었습니다.

"준용아, 니네 아버지 성함 '문재인'이야?"

"어 어떻게 알았어?!"

"뭘 놀라(당시 생각에 대단한 건가);; 추형이 물어봐서.."

그렇게 친구 아버지의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래 보다보니 준용이의 부산 초중 친구들과도 친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들도.. 아버지가 대선 나오실 때 알았다고 하던군요..

평범한 우리 친구들..

뭐 하나 하기 힘든.. 준용이한테 힘내라고 밖에 못해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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