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사육된 젖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돼 미국산 소고기 유통에 빨간 불이 켜졌다. 국내 대형마트들이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두고 각각 다른 행보를 보이자 소비자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광우병 소식이 전해진 지난 24일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미국산 수입 쇠고기 제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수입된 제품은 정상적인 검역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감안해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25일이 되자 홈플러스 측은 다시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재개했다. 이마트는 정부에서 판매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는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이 미국산 소고기 판매 여부를 두고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론됐다. 한편 광우병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국 시민단체들은“미국산 소고기 판매 중단하라”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사육된 젖소에서 광우병(소해면산뇌증, BSE)이 발견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마트는 정부 눈치보기 작전에 들어갔다.

대형마트의 대표주자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대한 다른 입장을 보여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하고 있는 것.

이마트 측은 지난 26일 정상적으로 미국산 소고기를 판매했고 또 다른 대형 마트인 롯데마트는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중단했다.

이마트 측 관계자는 “정부에서 판매금지 조치를 한 것도 아니라 만약 판매를 중단하게 되면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라며 “지금 판매되고 있는 미국산 소고기는 광우병 문제가 터지기 전에 이미 정상적인 검역을 마친 고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 전체적으로  미 소고기의 판매비율은 전체 수입육의 20~30%로 설사 판매금지 된다고 해도 다른 지역 고기로 대체할 수 있어 영업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롯데마트(신제주점)는 지난 25일자로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본사 지침에 따라 직원식당을 비롯해서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수입된 제품은 정상적인 검역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당분간 판매를 보류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각각 다른 행보를 보이자 소비자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정부가 즉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여 유통업계도 혼선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번 광우병 파동이 미국 소고기 나아가 수입 소고기 대한 불신을 조장해 관련 업계와 상인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명확한 대안과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서울 마포구의 주부 K씨는 “미국산 소고기를 안 사먹으면 그만이었으면 좋겠지만 유통구조상 그것도 안된다는 점이 문제다”라며 “롯데마트는 미국산 소고기를 판매하지 않지만 이마트는 판매하기 때문에 혼동이 빚어지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고기를 자주 사먹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대형마트에서 팔든 안팔든 상관은 없지만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한다는 측면에서 이마트의 소고기 판매는 쫌 그렇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미국산 소고기 판매 중단하라”

한편 미국산 광우병 발견 소식에 전국 각지의 시민단체들은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중단 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26일 "국민 건강 보호 차원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즉각 중단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잠재돼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무시하고 이같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건강과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정부라면 광우병 발생과 동시에 검역 중단 및 수입 중단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지금의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하며 소극적으로 대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 뿐만 아니라 참여연대 역시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지난 26일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이마트․홈플러스 등 미국산 쇠고기 판매업체는 즉각 판매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지방 목장의 젖소 한 마리에서 광우병이 확인됐다고 미국 농무부가 밝혔고,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광우병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4번째"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소가 발견됐음에도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수입 중단을 유보했다"면서 "이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로 즉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전수 조사에 나서라"고도 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지역민의 불안이 날로 높아지는 여론을 고려해 롯데마트는 판매를 중단했지만,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정부의 대응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결정을 유보 또는 재개한 상태고 전문 판매업체인 에이마트는 영업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충북도는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는 행정이 아니라 지역주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독자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판매되는 곳에 대한 정확한 현황조사와 함께 판매업체에 판매 중단을 요구하라"고 했다.

또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적당히 넘어가려 한다면 '제2의 촛불 항쟁'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정부와 미국산 쇠고기 유통업체, 충북도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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