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연구 핵심은 미세먼지 원인 규명, 배출량도 포함”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발생한 최악의 스모그.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한·중 공동연구의 핵심은 미세먼지 감축 정책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 마련입니다”

19일 ‘한·중 맑은하늘(晴天:청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전권호 연구관(국립환경과학연구원)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전 연구관은 한·중 대기질 공동연구단장을 맡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시작한 맑은하늘 프로젝트는 베이징 등 중국 북부지역 6개 도시의 대기질을 우리나라와 중국이 공동으로 관측하는 연구다. 이 공동연구 결과는 추후 한·중 양국이 공동으로 인정하는 권위를 가지기 때문에 중국 측에 미세먼지 배출량 감축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이번 공동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중국 미세먼지 측정자료 공유를 넘어 배출량 자료가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동연구에서는 미세먼지 원인 분석의 핵심인 ‘배출량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중국 측에 배출량 자료가 전무하기 때문. 배출량 자료는 국내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얼마나 유입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자료다.

전 연구관은 “공동연구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배출량 자료들이 업데이트 되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배출량 자료와 동아시아 배출량 자료 등을 포함해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중국 전역이 아닌 6개 도시의 배출량 자료가 부족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중국 6개 도시만 해도 크기가 우리나라만하다. 미세먼지 연구는 위도나 기후 등 변수가 많아 지역별로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맑은하늘 프로젝트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중국 북부 수도권 지역의 대기오염 원인을 규명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맑은하늘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정책 수립에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전 연구관은 “앞선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 예보모델 개선을 끝냈다. 앞으로는 6개 도시의 지상농도 측정, 항공입체측정, 위성자료 및 모델링 분석 등 입체적으로 대기를 관측하고 이동경로를 파악해 미세먼지의 발생 매커니즘과 오염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맑은하늘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진행된다. 전 연구관은 “중간 연구보고서는 중국 측과 합의를 통해 필요하다면 공개할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중국 측 배출량 자료는 산업시설과 국방시설 등이 포함돼 보안 문제로 비공개된다. 하지만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관은 중국 측이 미세먼지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 “이번 맑은하늘 프로젝트는 중국 측이 먼저 제안해 시작한 연구다”고 답했다. 그는 “간혹 중국 측에서 미세먼지 연구에 소극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분이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의 1차 피해자는 중국인이다. 중국 정부도 대기오염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는 분위기다.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대기오염이 해결돼야 우리나라의 2차 피해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전 연구관은 이어 “현재 중국에서 대기오염 완화를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맑은하늘 프로젝트는 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중 대기질 공동연구단장 전권호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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