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무기계약직 비율이 2배 가량 크게 늘어났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무기계약직 고용 증가률이 101.69%(59명→119명)인 반면 정규직 고용 증가율은 0.6%(3182명→3201명)에 불과했다. 이에 산업은행이 비용 절감을 위해 무기계약직을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무기계약직은 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어 정규직에 포함되지만 연봉이나 근로조건이 계약직과 유사해 ‘중규직’으로 불린다.

본지가 알리오에 고시된 산업은행의 1인당 평균 보수를 분석한 결과, 정규직 보수가 무기계약직 보수보다 2배 가량 많았다. 지난해 산업은행의 정규직 평균 연봉은 9390만원인 반면, 무기계약직은 4698만원에 그쳤다. 성과급이나 복리후생비 역시 무기계약직보다 정규직이 더 많이 받았다.

산업은행 직원 평균 보수 현황. 자료제공=알리오 <그래픽=월요신문>

고용 안정성도 무기계약직보다 정규직이 더 높았다. 산업은행의 정규직 평균 근속연수는 약 15년인 반면, 무기계약직은 4~5년이다. 특히 산업은행의 2016년도 무기계약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3.5년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19일 본지 통화에서 “2016년도에 무기계약직이 늘어난 것은 간접고용이었던 운전직을 직접고용으로 돌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직에 비해 무기계약직의 근속연수가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용역직이 대거 정규직화(무기계약직) 되며 통계에 포함됐기 때문에 근속연수가 낮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무기계약직의 근속 연수는 2016년도 이전에도 정규직보다 현저히 낮다. 2014년도의 경우 정규직은 16.65년, 무기계약직은 4.34년이고 2015년도는 정규직 14.55년, 무기계약직 5.33년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알아보고 전화를 주겠다”고 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

또 이 관계자는 “무기계약직도 정규직에 속한다. 연봉이 정규직보다 적은 이유는 무기계약직 직종이 운전, 사무보조, 환경미화 등 특정 직무에 한정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직무에 대한 고려 없이 연봉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급여는 시장에서 형성된 수준으로 책정된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오히려 무기계약직 인원수는 기업은행 등 타 국책은행보다 월등히 적은 수준”이라며 “복리후생도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이 동일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산은의 비정규직도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등 고액 전문직이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는 저임금 비정규직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이런 해명은 같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차이가 있다. IBK기업은행은 약 3천여명의 창구담당 무기계약직 직원을 정규직화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사 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왔다. 산업은행은 무기계약직을 늘리는 반면 IBK기업은행은 무기계약직을 정규직 전환하는 차이. 이 차이는 CEO의 가치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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