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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착한 이웃⑯ 헬스리더 봉사단“어르신 발 주물러드리며 행복을 나눠요”
'헬스리더 봉사단'의 발마사지 봉사 모습.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7일 오전 10시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에 위치한 상록보육원에 들어서자 독특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이 의자에 일렬로 앉아있고, 그 앞에 앞치마를 두른 사람들이 어르신들의 발을 주무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은 익숙한 듯 마사지 크림을 발라 정성스럽게 발 마사지를 하고 있었다. 간간히 어르신들과 일상적인 대화도 나누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욱 그들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그 중 한 분에게 다가가 말을 붙이니 발마사지 봉사를 하는 ‘헬스리더 봉사단’에서 나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헬스리더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근수 단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봉사단 이름이 다소 낯선데 주로 어떤 봉사를 하고 있나.

어르신들의 건강과 관련 된 봉사를 하는 단체다. 발마사지와 테이핑요법(치료를 위해 관절, 근육, 인대 따위에 테이프를 감는 일)으로 건강을 돌봐드리고 있다. 대상자는 관악구 관내 독거어르신, 기초수급자등 소외계층 어르신들이다. 헬스리더 봉사단은 관내 복지센터나 노인요양원, 데이케어센터, 치매지원센터를 월, 수, 금요일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비정기적으로는 경로대학, 구청행사, 농촌 일손 돕기, 마을 축제 등 봉사 협조 요청이 오면 달려간다. 청소년 봉사 활동의 멘토가 될 때도 있다. 올해는 남강고등학교 ‘따봉’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들에게 발마사지를 교육하고, 같이 봉사도 하고 있다.

- 헬스리더 봉사단은 언제 만들어졌나.

2002년 5월 1일 ‘발사랑 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발마사지 봉사를 하게 된 게 시작이 됐다. 그때부터 꾸준히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으니 벌써 15년이 넘었다. 나는 2005년부터 참여했다.

- 헬스리더 봉사단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헬스리더 봉사단은 서울시 관악구자원봉사센터 산하의 자원봉사단체다. 당시 서울시 관악구자원봉사센터에서 일 년에 한 번 발마사지 전문 교육을 했다. 이 교육 과정을 수료한 사람 몇 명이 마음을 모아 봉사단을 만들었다. 2007년 테이핑요법 교육을 추가하면서 ‘헬스리더 봉사단’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2008년 4월 따로 비영리 단체로 등록했다.

-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곳은 얼마나 되나.

총 7군데서 봉사를 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성민복지관 ▲일선경로당 ▲은천경로당, 수요일에는 ▲상록보육원 ▲명지요양원 ▲엔젤요양원, 금요일에는 ▲관악구치매지원센터를 찾아 어르신들을 만난다. 월요일에는 테이핑요법을, 수요일 금요일에는 발마사지를 하는데 월요일만 격주 방문을 하고 있다.

- 하루에 여러 곳을 방문해 봉사하려면 시간이 부족하지 않나.

연달아 가는 것이 아니라 인원을 나눠서 각각 봉사가 진행된다. 예를 들면 수요일의 경우, 상록보육원, 명지요양원, 엔젤요양원에서 동시간대에 발마사지 봉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시간이 유동적으로 조절되지만 시간은 보통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다. 헬스리더 봉사단원들은 한 곳당 15명에서 20명 정도가 배치된다.

- 여러 곳을 방문하려면 봉사자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 현재 헬스리더 봉사단에서 몇 명이 소속돼 있나.

정회원은 43명, 준회원은 200여명 된다. 이 중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은 60명 정도다. 정회원과 준회원의 차이는 크지 않다. 헬스리더 봉사단의 사업비는 보조금과 자부담금으로 구분되는데, 총 사업비에 20% 이상은 봉사 단체에서 부담해야 한다. 이때 회비를 내는 사람이 정회원, 봉사만 하는 사람은 준회원이 된다.
 

김근수 헬스리더 봉사단 단장(가운데)과 헬스리더 봉사단 단원들.

- 단원들의 연령대가 다양해 보인다. 단원을 뽑는 기준은 어떻게 되나.

현재 우리 단원 연령층은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연령대 상관없이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단원 중에는 79살된 어르신도 계신다.

- 현재 활동 중인 단원들은 어떤 경로로 헬스리더 봉사단에 들어오게 됐나.

일 년에 세 번 관악구자원봉사센터에서 발마사지, 테이핑 교육을 한다. 교육을 신청해 과정을 수료하면 헬스리더 봉사단에 들어올 수 있다. 사실 관악구자원봉사센터에서 발마사지, 테이핑 교육을 할 때 교육비를 받지 않는 대신 6개월 이상 봉사할 사람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교육만 받고 봉사를 하지 않는 분들이 대다수다. 교육을 받은 사람 중 20~30% 정도만 헬스리더 봉사단에 들어온다.

- 봉사단원들은 직업이 따로 있는 분들인가. 아니면 봉사만 전념하나.

전업주부 등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을 하면서 짬을 내 봉사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시간을 쪼개서 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도 교대근무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교대근무가 끝나면 봉사를 하러 오는 것이다. 단원들 사정도 나와 비슷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봉사를 하는 사람도 있고, 회사를 다니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들이 봉사가 가능한 날짜에 최대한 봉사를 할 수 있게끔 돕고 있다.

- 발마사지, 테이프 요법을 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써나.

어르신들 몸에 상처 같은 게 없는 지 잘 살펴봐야 한다. 상처가 있으면 마사지나 테이프 요법 자체가 곤란하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상처를 피해 발마사지나 테이프 요법을 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 마사지 효과가 어느 정도인가.

어르신들은 허리, 팔, 다리, 특히 무릎을 많이 아파한다. 때문에 발마사지와 테이핑요법을 통해 효과를 보시는 분들이 많다. 쥐가 자주 났었는데 좋아졌다고 말씀 해주시고, 고통 없이 잘 잤다, 걸어 다닐 때도 통증이 사라졌다는 말씀도 해주신다.

요양원의 경우, 누워계신 분들이 많은데 사실 냄새가 많이 난다. 이 때 발마사지를 계속 해드리면 혈액순환이 잘 돼 냄새도 사라진다. 그런 분들은 헬스리더 봉사단이 오는 시간만 기다렸다고 많이 말씀해주신다.

- 봉사활동을 하면서 힘든 일은 없나.

치매센터나 요양원에 봉사를 하러 갈 때 어르신들이 말을 함부로 하실 때가 있다. 몸과 정신이 편치 않은 탓이다. 익숙해진 봉사자들은 괜찮지만 초보 봉사자들은 그런 말을 듣고 상처를 받는다. 봉사에 아예 손을 떼는 경우도 생긴다. 그 부분을 가장 신경 쓰고 있다. 단장으로써 힘든 것은 봉사갈 곳은 정해져 있는데 반해 봉사 할 사람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헬스리더 봉사단으로 활동하다가 사정이 생겨 나오지 않게 되면, 인원 변동이 생기기 때문에 그 부분을 조절하는 게 어렵다.

'헬스리더 봉사단'의 테이핑요법 봉사 모습.

- 봉사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어떤 일이 기억에 남는다기보다 안타까운 게 하나 있다. 가끔 발마사지를 해드렸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게 되는 일이다. 특히 요양원에서 봉사하면서는 그런 경우가 많았다. 매주 한 번씩 얼굴을 보다 보니 정이 들 수밖에 없는데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좋지 못하다. 또 개인적으로는 지난 2006년 모친이 임종하셨을 때 힘이 들어 봉사활동을 접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같이 활동하던 봉사자들과, 마사지 봉사를 해드렸던 어르신들이 내 걱정을 많이 해주시더라. 나를 이렇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헬스리더 봉사단을 계속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현재 헬스리더 봉사단은 12월 셋째 주부터 1월 셋째 주까지 한 달 정도의 기간 빼고는 빠짐없이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있다. 봉사자들이 열심히 참여하고 있으니 헬스리던 봉사단을 오랫동안 이끌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 앞으로 계획은.

특별한 계획보다 헬스리더 봉사단을 찾아주시는 어르신들에게 변함없이 봉사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봉사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헬스리더 봉사단을 알리고 싶다. 봉사를 하고 나면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또 나를 필요로 하는 존재에게 도움을 줬을 때 자기만족을 얻을 수 있다. 봉사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이 일을 널리 알리고 싶다.

발마사지 봉사가 끝난 뒤, 헬스리더 봉사단원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관악구 자원봉사센터에서 발마사지 교육을 받고 2년 넘게 봉사 중인 김정숙(67)씨는 “나도 어느새 60대 후반이다. 하지만 나보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좋다. 헬스리더 봉사단원들과 같이 어울려서 봉사를 하고 나면 힘든 게 없다”고 말했다.

 

김미화 기자  mhkim@n591.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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