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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어, 상원투표 앞두고 공화당 내부 진통
<사진출처=ABC방송 화면 캡처>

 

[월요신문 임해원 기자] 트럼프케어의 상원투표를 앞두고 공화당 내부의 반발기류가 심상치 않다.

미첼 맥코널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22일 13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비밀리에 작성한 트럼프케어 수정안을 발표하고, 독립기념일 (7월 4일) 이전에 상원 투표를 마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 상원안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하원안이 통과될 시점에 겪었던 공화당 내부의 진통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케어는 트럼프 대선공약의 핵심 중 하나로, 오바마케어의 “폐지와 대체”(repeal and replacement)를 골자로 한다. 지난 2010년 입안된 오바마 케어는 약 5000만명에 달하는 건강보험미가입자에게 건강보험혜택을 확대적용하기 위해 고안된 일련의 정책프로그램이다.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이나 영국의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처럼 국가가 보험료 징수와 의료혜택지급을 일괄담당하는 단일보험체계(single-payer system)와 달리 오바마케어는 개인 및 기업의 건강보험가입을 강제하고 연방정부에서 보험사와 가입자에게 재정보조를 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저소득층, 고령인구, 고위험군과 같이 보험가입이 어려운 계층이 오바마케어를 통해 의료혜택을 입게 되었고, 지금까지 새로 건강보험에 가입한 인구만 약 2000만명에 달한다. 

트럼프케어는 오바마케어 핵심조항들의 폐기 및 수정을 목적으로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보험가입의무의 폐지다. 오바마케어는 보험가입을 회피하는 개인 및 기업에게 페널티를 부과해왔지만, 트럼프케어하에서 이 조항은 완전히 폐기된다. 두번째는 연방정부 보조금 지급대상을 축소하는 것이다. 특히 소득, 연령, 지역을 모두 고려해 세액공제의 형태로 지급되던 보조금이 트럼프케어 하에서는 연령을 기준으로 지급되면서 저소득층 및 고령층에게 주어지는 의료혜택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셋째로 의료서비스의 범위를 축소한다. 예를 들어 임신, 피임, 불임, 성전환 등의 분야와 관련된 의료지원을 담당하는 미국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Federation of America)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이 동결되고, 기업도 피고용인의 정신건강, 정기검진과 같은 의료혜택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사라진다.

이 모든 변화의 핵심은 건강보험에 대한 연방정부의 통제력을 축소하면서 이를 소비자와 주정부에 이전하는 것이다. 그동안 보험사의 고위험군 회피, 소비자의 보험가입 연기와 같은 문제들을 규제하기 위한 연방정부 주도의 제도적 장치들이 폐기되고, 보험 서비스의 내용과 가입이 소비자와 주정부의 선택으로 넘어가게 된다. 의료분야에 있어서 (제한적이지만) 국가주도의 복지시스템이 시장시스템으로 다시 회귀하게 되는 것이다.

양 원 모두 과반의 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민주당의 반대는 트럼프케어에 있어서 큰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공화당 내부에서 양 극단의 반대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 축은 트럼프케어가 오바마케어의 폐지가 아닌 수정, 유지라고 비난하는 강경파의원들이다. 이미 지난 하원안 통과시에도 프리덤 코커스와 같은 초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을 설득하기 위해 트럼프케어가 한 차례 수정을 거친 적이 있다. 다른 한 축은 온건파의원들이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주나 러스트벨트, 오바마케어 수혜자가 많은 주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케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번 상원안의 경우 지난 하원안과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온건한 방향으로 수정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입의무조항의 폐기는 핵심적인 내용이라 동일하지만, 고령층 보험료할증한도를 5배이상까지 가능하게 한 하원안과 달리 상원안은 5배로 상한선을 규정하고 있다. 하원안에서 보조금 지급의 기준이었던 연령도, 상원안에서는 다시 소득을 고려하는 것으로 수정되었다. 연방보조 및 메디케이드 적용범위의 축소도 하원안에 비해 그 속도와 폭을 조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하원안에서는 올해부터 메디케이드 적용대상을 확장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상원안에서는 2021년부터 메디케이드를 확대하는 주에 단계적으로 재정지원을 축소하도록 변경했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지난 23일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 네 명 – 랜드 폴, 테드 크루즈, 마이크 리, 론 존슨 – 이 이미 공식적으로 수정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미국 주요 언론들의 반응은 어떨까. 지난 25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강경파보다 오히려 온건파의 설득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경파의 경우 상원안의 부결이 오바마케어의 승리로 받아들여질 것을 우려해 결국 찬성표를 던질 것인 반면, 메디케이드가 확대되고 있는 주나 민주당 지지층이 두터운 주, 특히 2018년 상원의원 선거를 앞둔 주의 공화당 의원들의 경우 여론을 의식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루이지애나의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이미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상원안에는 우리 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내용들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캐시디 의원은 이미 지난 2월 수잔 콜린스의원과 함께 오바마케어를 유지하고 싶은 주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오바마케어 대체 계획을 발의한 바 있다. 2018년 선거를 앞둔 네바다주의 딘 헬러 상원의원은 트럼프케어의 삭감폭이 지나치다며 아예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도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발언을 인용해 온건파의 반대를 심각하게 다뤘다. 트럼프케어를 반대했던 강경파 랜드 폴 상원의원은 “오바마케어의 폐지를 위해 상원안을 지지할 수도 있다.”며 입장이 바뀔 수 있음을 예고했다. 반면 다른 방향에서 트럼프케어에 우려를 표했던 메인 주의 수잔 콜린스 의원의 경우, “이 법안은 취약계층에게 중요한 문제”이며 “결정을 내리기 전에 법안을 전체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빠른 투표를 종용하는 트럼프의 기대와는 달리 콜린스 의원은 “이번주 내로 법인이 통과되는 것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상원 의석 100석 중 공화당의 의석수는 52석이다. 민주당의 찬성표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허용할 수 있는 내부반대자의 수는 단 둘. 이미 강경파와 온건파를 합쳐 5명의 공식적인 반대자가 나온 상황에서 트럼프케어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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