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스페셜기획 우리동네 착한이웃
<우리 동네 착한 이웃⑰> 대학생 봉사단체 ‘십시일밥’“작은 시간을 투자해 내 친구의 한끼 고민 해결”
<사진=십시일반 제공>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취업 준비’, ‘스펙 쌓기’가 한창인 대학생들은 매 순간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공강 시간도 허투루 쓸 수 없는 게 지금의 대학생활이지만 친구의 밥 한 끼를 위해 자신의 한 시간을 내주는 학생들이 있다.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비영리민간단체 ‘십시일밥’이 그 주인공이다.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십시일반(十匙一飯)에서 따온 ‘십시일밥’. 지난 2014년 9월 시작된 십시일밥은 여러 사람이 작은 시간을 투자해 한 사람의 식사를 마련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십시일밥 최문영 대표는 “우리 학교의 학생들에게 매일 밥 한 끼씩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말한다. 지난 23일 최 대표를 만나 사연을 들었다.

- 십시일밥은 어떤 봉사를 하고 있나.

십시일밥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공강 시간을 활용해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 학생식당에서 봉사를 한다. 그 대가로 받은 임금은 식권을 구입하는데 사용, 취약계층 학우들에게 전달된다. 생활이 어려운 친구의 한 끼를 위해 힘을 모으는 일이다. 현재 십시일밥의 식권을 통해 수혜받은 학생의 수는 1700명, 기부된 식권 수는 4만장(약 2억원)이다.

- 십시일밥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현재 십시일밥 활동은 전국 23개 대학교(2017년 1학기 기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양대 ▲건국대 ▲경북대 ▲경희대 ▲계명대 ▲한국외대 ▲서울대 등 다양하다. 올 하반기에는 4개 학교가 추가돼 총 27개 학교에서 십시일밥 봉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 봉사 과정이 궁금하다. 십시일밥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하는 일은.

학교마다 하는 일이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배식과 설거지, 테이블 정리, 식판 분리 등의 업무를 한다. 이를 벗어나는 업무는 없다. 봉사 시간대 또한 학교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교내 식당이 가장 바쁜 오전 11시∼오후 2시 사이다. 봉사 시간은 한 사람당 한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만약 식당 측에서 3시간 봉사를 원할 경우 한 사람당 한 시간씩 세 사람이 일을 하게 된다.

- 봉사 시간을 한 사람당 한 시간으로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경험상 한 시간 이상 봉사를 하게 되면 학생들이 힘들어한다. 봉산데 일처럼 느끼게 되는 것은 피하려고 하고 있다. 또 전체 봉사시간이 4시간이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는 십시일밥 봉사자들이 혹여나 식당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의 일자리를 뺏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한 학교당 십시일밥 봉사자가 얼마나 되나. 봉사자가 시급도 받나.

운영진을 포함해 30명에서 35명이 일반적이다. 많은 경우는 100명이 넘어가는 곳도 있다. 시급 또한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최저임금을 준수하고 있으며, 보통 시급은 7000원 정도다.

- 십시일밥은 언제 만들어졌나.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십시일밥은 지난 2014년 9월 한양대학교에서 처음 시작됐다. 십시일밥을 만든 이호영 창립자는 돈을 아끼려고 식판 하나에 밥을 많이 퍼서 둘이 나눠 먹거나, 다른 사람이 식사를 한 식판을 가져가 리필을 통해 끼니를 해결하는 친구들을 보게 됐다. 학교라는 한 울타리에서 생활하지만 어렵게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일이었다. 이후 이 창립자는 십시일밥의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이를 통해 지난 2014년 소셜벤처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게 됐다. 지금의 십시일밥은 거기서 받은 상금으로 시작됐다.

- 십시일밥이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는 뭔가.

궁극적으로 모든 학생이 동일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취약계층 학생들은 남들이 공부하고, 스펙을 쌓는 시간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 밥을 제대로 먹지 않는 일도 허다하다. 이런 현실이 저희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십시일밥에서 제공되는 식권을 통해 어려운 학생들이 식비를 아끼고, 그 돈으로 자신에게 투자하길 바란다.

- 식권을 전달하는 방식은 어떻게 되나.

식권을 전달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학교에 있는 장학팀과의 연계를 통해 식권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학우들의 개인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누가 어려운지 파악할 수가 없다. 때문에 장학팀에 부탁해 식권을 어려운 학생들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드린다.

두 번째 방법은 직접수혜다. 십시일밥에서는 학교마다 개인정보관리자를 한명씩 두고 있다. 개인정보관리자의 메일 계정으로 필요한 자료(취약계층증명서or국가자학금신청서or식권을 받아야 하는 이유 등)와 함께 식권을 신청하면 우편으로 식권을 보내 드린다. 이때 개인정보관리자 말고는 메일 계정에 들어갈 수 없기 때으며, 식권 신청자들의 프라이버시는 철저히 보장된다.

사실 저희가 좀 더 많이 하고자 하는 방법은 직접수혜다. 저희를 먼저 찾는 학생은 그만큼 사정이 급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직접수혜를 받은 학생들에게는 다음 학기에도 식권을 또 받고 싶은지 의사를 묻고 또 보내드리기도 한다.

-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식권의 수는 한 달에 어느 정도인가.

권장하고 있는 식권매수는 한 달 치다. 주 5일 학교에 나온다고 보고, 최소 20장을 드린다. 그래야 어려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본다. 보통 학생들이 주 5일 학교를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한 학기에 절반 정도는 식권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최문영 십시일반 대표.

- 참여하는 대학이 많은데 어떤 식으로 운영되나.

여타 다른 비영리 단체처럼 구조를 정확하게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학교마다 학교를 대표하는 실무진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실제 학교 내에서 봉사하는 십시일밥 참여자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각 학교의 실무진들을 지원하는 업무는 ‘사무국’에서 이뤄진다. 사무국에서는 봉사하면서 겪는 어려운 점을 해결하거나 물품 제작, 배송 등을 하고 있다. 일 년에 3, 4번 정도 이사회랑 총회를 통해 각 학교 실무진들과 중요한 안건들을 논의하고 있다.

- 참여 대학이 늘면서 관리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나.

대표로써 걱정하고 있는 것은 재정적인 부분이다. 여기저기 기부금도 받고, 정부지원금도 있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비영리재단의 재정은 후원자로부터 오는데 저희가 이제 3년 차인 단체다 보니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할 수 없다. 그런 자격이 될 수 있게끔 준비하는 과정, 개인후원자를 늘리는 방법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 참여 봉사자를 뽑는 기준은 무엇인가.

기준은 따로 없다. 졸업하기 전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휴학생도 가능하다. 다만 신청 인원이 많을 경우, 선착순으로 인원을 뽑는다. 봉사자 모집은 한 학기에 한 번씩, 일 년에 두 번 이뤄진다. 학교마다 구글 링크를 만든 다음, 그 링크로 모집 게시물을 올린다. 또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십시일밥’을 등록하면 봉사자신청을 할 수 있는 링크와 바로 연결된다. 이밖에 포스터나 현수막을 통해 오프라인 홍보를 하고 있기도 하다.

- 봉사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따로 있나.

본인은 밥을 먹지 못하면서 봉사하는 일이 없도록 일하는 날은 밥을 제공한다. 실무진이 학생식당에 자리하면서 봉사자들을 관리하고 같이 밥을 먹는다. 또 봉사자들의 봉사 시간을 인정해주고, 봉사활동 인증서를 발급해주고 있다. 이외에 물질적인 혜택은 없다.

- 참여 봉사자들의 만족도는 어떠한 편인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십시일밥에 참여했던 봉사자 총 3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95.6%의 응답자가 “십시일밥을 통해 공강 시간을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됐다”고 답했다. 또 대부분의 봉사자가 “일주일에 한번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이전보다 정신적으로 건강해졌다”고 응답했다.

- 십시일밥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 편인가.

십시일밥 수혜자 중 일부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95%는 “십시일밥 식권을 받아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83%는 “식권을 받아 아낀 돈을 자기계발·학습비 등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썼다”고, 95%는 “내가 도움 받은 만큼 나중에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 십시일밥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사실 익명으로 식권이 제공되기 때문에 수혜를 받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다. 이때 익명으로, 혹은 실명을 밝히고서라도 감사의 메시지를 주시는 분들이 있다. 어떤 분은 장문의 편지를 어떤 분은 십시일밥의 활동을 담은 웹툰을 그려서 주기도 했다. 그런 일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하고 있는 봉사로 마련한 식권이 잘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다른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지난해부터 사단법인 ‘푸른나눔’과 반찬을 만들어 쪽방촌 독거노인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금요일마다 십시일밥 측 봉사자 6명이 음식을 만들고 도시락을 포장하는 일을 한다. 앞으로도 음식과 관련되거나, 비슷한 사업적 가치관을 가진 제안이 오면 활동을 넓혀갈 생각이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국내 대학교 수가 300여개다. 사업이 커져서 더 많은 학교,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십시일밥의 내구성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싶다. 십시일밥에 참여하는 봉사자들이 의무적으로 봉사하지 않고, 같은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김미화 기자  mhkim@n591.ndsoftnews.com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 받습니다] 월요신문 MDN이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뉴스 가치나 화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사 제보 및 사진·영상 등을
월요신문 편집국(wolyo2253@daum.net / 02-2253-4500)으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김미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