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분해 모습. <사진=아이픽스잇(ifixit)>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그린피스가 조사한 친환경성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28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7개 IT브랜드 44개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평가 기준은 ▲기기가 쉽게 분해되도록 만들어졌는지 ▲교체용 부품과 수리 설명서를 제공하고 있는지 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 분해용이성이 가장 뛰어난 제품은 10점 만점을 받은 ‘페어폰2’이었다. 페어폰은 배터리를 비롯해,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다른 모듈 방식의 부품들의 교체가 가능하며, 본체를 여는데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또 페어폰은 교체용 부품과 수리 설명서의 이용 용이성에서도 높게 평가됐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의 경우, 평균 8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G4와 G5는 특히 배터리가 맨손으로 쉽게 분리되도록 디자인돼 분해 용이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가장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G6는 이전 모델들보다 수리 편의성이 떨어지는 방식으로 제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5점과 7점 사이의 점수를 받은 중위권 모델에는 애플이 이름을 올렸다. 아이폰7과 아이폰7+는 애플의 이전 모델들에 비해 배터리 교환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배터리 교환을 위해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며, 교체용 부품과 수리 설명서가 따로 제공되지 않은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외에도 중위권 점수를 받은 스마트폰에는 △화웨이 P9 △비보 X7 △레노보 모토Z △샤오미 MI5 △구글 픽셀XL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8과 S7·S7 엣지가 각각 4점, 3점을 기록하며 꼴찌를 기록했다. 갤럭시S7과 S7엣지는 메인보드를 빼내지 않으면 배터리를 분리할 수 없고, 배터리 자체도 후면에 강력 접착제로 접합돼 있어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교체용 부품과 수리 설명서 또한 따로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인성 그린피스 IT 캠페이너는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소형 전자기기 폐기물의 양은 연간 약 300만톤”이라며 “부품을 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제품을 디자인하면 폐기할 때 부품 재활용이 용이해져 자원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리 쿡 그린피스 미국 사무소 선임분석가는 “전자기기의 수리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며 “이번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애플,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제품을 디자인할 때 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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