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삼성이 국내 SNS 싸이월드에 수십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벤처투자가 최근 싸이월드에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삼성벤처투자는 유망한 벤처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에 자금을 투자해 기술 개발을 강화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플랫폼 서비스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투자를 두고 인공지능(AI) 서비스와 관련된 SNS 기술력·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한때 가입자가 3000만이 넘었던 싸이월드가 축적한 정보를 AI 서비스와 관련한 빅데이터로 활용한다는 논리다. 현재 삼성전자는 음성 인식형 인공지능 비서인 ‘빅스비’를 서비스하고 있다. 때문에 싸이월드를 통해 빅스비가 뉴스·음원 서비스 등의 콘텐츠를 공급받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싸이월드가 국내 SNS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던 만큼 관련 기술과 인력을 활용해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관련 삼성 측 관계자는 “삼성벤처투자는 꾸준히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고 좋은 기술이 개발되면 도입하는 시스템”이라며 "아직 싸이월드와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싸이월드는 1999년 시작한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로 2000년대 미니홈피로 국민 SNS 반열에 올라섰다. 한때 가입자 수 3200만명에 달했으며 2010년 아바타와 음원 판매로 올린 매출만 1089억91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2010년 들어 페이스북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급속히 침체됐다. 2014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사하면서 재도약을 꿈꿨지만 이후에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