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4형의 핵탄두 시찰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혜선 기자] 북한 김정은이 3일 낮 12시 29분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번 핵실험은 수소폭탄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규정한 ‘레드라인’을 밟은 것.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성명에서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의 핵과학자들은 9월 3일 12시(평양시간) 우리나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완전성공’으로 주장하며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매우 의의 있는 계기”라고 전했다.

군 당국은 이번 핵실험 폭발력을 50~160㏏으로 추정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과 비교해 11년 만에 최대 위력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21kt)의 최소 2.5배다. 

이에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국내외 관측에 따르면 오늘 단행된 북한 핵실험의 인공지진 규모는 5.7에서 6.3까지로 추정된다"며 "이는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팻맨’이라는 핵폭탄의 3∼5배 위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여러 차례에 걸친 미사일 실험으로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화성-14’형을 갖춘 상황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실험은 충분히 위협적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핵무력 완결단계’는 ICBM에 장착할 핵탄두, 그것도 수소탄을 경량화 하는 기술을 사실상 완성했다는 의미다. 핵융합 연쇄반응을 통한 수소폭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등 핵분열 반응을 이용한 원자폭탄보다 수백 배 이상 강한 폭발력을 지녔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참으로 실망스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통해 정권의 생존과 발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미사일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하도록 모든 외교적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우리 군에는 “한・미동맹 차원의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바탕으로 이번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철저히 준비해 시행토록 할 것이며 북한의 추가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만전의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군은 4일 새벽 사거리 300km의 현무 2A 탄도미사일과 공군의 슬램-ER 공대지 미사일로 합동 사격훈련을 벌이는 등 무력대응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육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와 공군의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동해상 목표 지점에 사격을 실시해 명중시켰다”며 “합동 실사격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공해상 목표 지점을 향해 실시됐다. 유사시 적의 도발 원점 및 지휘 지원세력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과시했다”고 전했다.

한미 연합군도 빠른 시일 내에 군사대응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긴급 국가안보회의(NSC) 직후 “미국, 괌을 포함한 미국의 영토, 동맹국들에 대한 북한의 어떤 위협도 엄청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대응은 효과적이면서 압도적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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