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야3당 한목소리 “보이콧 철회하고 돌아오라”

5일 한국당의 보이콧으로 2분만에 정기 국회가 파행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가 유회되자 자리를 떠났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혜선 기자]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에 정기국회가 이틀째 파행된 것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5일 오전 10시에 예정됐던 본회의는 한국당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거부해 개의조차 하지 못하고 2분만에 유회됐다. 앞서 한국당은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이유로 지난 2일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했고 의원들도 참석했지만 금방 자유당이 오늘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의장에게 통보했다”면서 “엄중한 시기에 국회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 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결국 본회의장에 모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해산했다.

국회 파행에 여당과 야3당은 한목소리로 한국당 보이콧 사태를 비난했다. 여당은 한국당이 ‘김장겸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은 명분없는 선동을 멈추고 엄중한 안보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안보, 안보’ 노래를 부르는 한국당이 6차 핵실험 규탄 결의안 채택도 불참했다”며 “안보 위기 속에서 헌법기관의 공백과 방치는 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적절한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여당이던 박근혜 정부 당시 김 사장을 임명한 것은 방송 장악의 일환이 아니었나, 여기에 대한 사과와 반성부터 있어야 한다. 한국당은 명분없는 국회 보이콧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공영방송 파괴에 앞장섰던 한국당이 언론탄압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가짜보수정당임을 스스로 입증했다”며 “핵실험 직후 국회를 보이콧해서 대통령 행정부가 미국과 힘을 합쳐 김정은을 압박하는데 우리 국회는 싸움만 하고 있다. 이런 모습 보이는 건 여태까지 보수가 그토록 비판해왔던 김정은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번 보이콧이 ‘민주주의 수호 차원’임을 주장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국회 의원총회에서 “우리의 장외투쟁은 방송장악 저지와 대북정책 수정이 목적”이라며 “12년전에도 노무현 정부 하에서 사학법 저지에 맞서 장외투쟁을 했고 말들이 많았지만 결국 사학법 악법 개정을 저지했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보이콧이) 자유민주주의 수호 차원에서 투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국당은 6∼7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기간에는 장외투쟁을 하지 않기로 했다. 홍 대표는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해외에 나갔는데 여야를 떠나서 국내에서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대통령이) 해외에서 돌아오면 더욱 가열차게 방송장악과 대북정책 수정 등 두 가지 목표로 장외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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