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미화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 회장의 장녀인 박주형 금호석화 상무가 그룹 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21일 금호석화 공시에 따르면, 박 상무는 지난 15일 금호석화 주식 1000주를 추가 취득했다. 올해 들어 다섯 차례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지난해 말 0.71%였던 박 상무의 지분율은 0.77%(23만4953주)로 늘어나게 됐다.

지난 2015년 7월 금호석화 입사 당시 박 상무의 지분은 18만2187주(0.54%)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2015년 8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샀으며, 이듬해인 2016년에도 9차례에 걸쳐 매수에 나섰다.

박 상무의 이같은 행보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박 상무가 금호그룹 오너일가 중 처음으로 여성임원에 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1964년 창업 이후 여성의 경영 참여를 금기시해왔고, 형제 공동 경영 합의서에도 이를 적시하고 있다. 

하지만 박 상무는 이같은 금기를 깨고 지난 2012년 12월 금호석화 주식을 취득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박 상무는 현재 핵심 부서인 구매자금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상무가 향후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박 회장의 지분(6.69%)을 물려받게 될 경우, 후계 구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에는 박 상무외에 친오빠인 박준경 상무와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 박철완 상무 등 금호가 3세들이 나란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물론 박 상무의 지분율은 박준경 상무(7.17%)와, 박철완 상무(10.00%)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박준경 상무와 박철완 상무가 지난 2015년 7월 이후 별다른 지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박 상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박 회장은 지난달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원사 모임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기업에서는 여성이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라며 “시대가 바뀌었으니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박 상무의 경영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와 관련 금호석유화학 측은 박 상무의 자사주 매입을 책임경영의 의지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박 상무의 주식매입은 지분경쟁 뉘앙스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책임 있는 경영을 하겠다는 취지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상무는 1980년생으로 이화외고와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파슨스 디자인 학교에서 실내디자인 과정을 수료했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에 입사해 일반 관리업무 및 화학제품 영업부서 등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박 상무는 금호석화 입사 이후 그룹 안팎에서 일처리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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