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반격에도 요지부동…10월 중순께 전환할 듯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오는 10월 롯데그룹이 지주사를 출범하고 나섬에 따라 그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의 발목을 잡아왔던 롯데의 불투명 지배구조에 대한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0월 중순 경으로 예상된 ‘롯데지주 주식회사’는 지금까지 롯데그룹이 불투명했던 지배구조를 제고하고 체제를 전환하겠다는 뜻을 실제 이행하는 첫 번째 자리다.

◆ 롯데그룹 지주사 출범으로 예상되는 변화는?

롯데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우선적으로 4개 회사가 상호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관계가 정리될 전망이다.

이번 분할합병을 통해 지난 2015년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18개까지 줄이게 되면 대부분이 해소되는 셈이기 때문.

결국 이로 인해 지배구조가 단순화 돼 투명한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롯데 측의 입장이다.

아울러 그간 논란을 빚어왔던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놓고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돼 상당한 주가상승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4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는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이후 지난 9월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4개사가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 분할함과 동시에 롯데제과 투자부문(롯데그룹 지주사)이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들은 자회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은 물론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롯데그룹 제공)

◆ 첫 고비였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대응, `예상과 달리 순항`

지주사 출범과 관련해 사실상 가장 큰 고비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한 롯데 측의 대응이었다. 롯데그룹 4개사의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을 매수해야했기 때문.

그러나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마감된 주식매수청구권 신청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저조했다.

이는 그룹 측이 주가 방어를 확실히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의 마지막 접수일인 지난 18일 종가는 ▲롯데쇼핑 23만2000원 ▲롯데제과 19만8500원 ▲롯데칠성(우선주 76만7000원) 149만9000원 ▲롯데푸드 61만6000원이었다.

앞서 지난 4월 롯데그룹이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으로 제시한 금액(▲롯데쇼핑 23만1404원 ▲롯데제과 20만4062원 ▲롯데칠성(우선주 65만8720원) 151만1869원 ▲롯데푸드 63만3128원)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합병 등의 특별결의 사항에 반대하는 주주가 해당 회사 측에 자신의 보유주식을 매수해 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다. 지주사전환에 찬성했던 주주의 경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사진=뉴시스)

◆ ‘신동주의 반격은 없었다’…지배력 강화한 신동빈

신동주(SDJ코퍼레이션 회장)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롯데쇼핑 15만주를 제외하고 ▲롯데쇼핑 235만5000주(7.48%) ▲롯데제과 56만2370주(3.96%) ▲롯데칠성 3만5070주(2.83%) ▲롯데푸드 2만6899주(1.96%) 등 총 7681억원 가량의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당초 예상으로는 주식 처분이 신동빈을 막기 위한 ‘신동주의 반격 카드’라는 주장이 잇따랐다. 7500억이 넘는 자금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것이라는 것.

그러나 롯데그룹 측은 ▲롯데쇼핑 1조6500억원 ▲롯데제과 5500억원 ▲롯데칠성 4500억원 ▲롯데푸드 2000억원을 한도로 충분한 자금을 마련했기 때문에 한 달 안에 지급해야 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대금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신동빈은 자회사 지분율 충족의 부담을 한층 덜게 돼 오히려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게 된 셈.

합병 이후에는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신 회장의 지분이 통합되는 만큼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앞서 신 회장은 ▲롯데쇼핑 13.46% ▲롯데제과 8.78% ▲롯데칠성 5.71% ▲롯데푸드 1.96%의 지분을 보유한 바 있다. 합병이 진행되면 10.5%의 롯데지주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그 외의 예상 지분율로는 특수관계인 42.7%,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5.7%, 기타 41.1% 등이다.

특히나 신동빈 회장이 황각규 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과 함께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오르고 지주사 경영을 함께 맡기 때문에, 의사결정구조의 단순화 등으로 명확한 지배구조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뉴시스/롯데그룹 제공)

◆ 롯데정보통신, 지주사 전환 전 분할로 ‘투명경영’의 신호탄 쏘나

지주회사 출범에 앞서 지난 26일 롯데정보통신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업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하기로 합의했다.

다음달 27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승인이 완료되면 오는 11월1일부터 ‘롯데정보통신 투자부문’과 ‘롯데정보통신 사업부문’으로 나뉘어 운영되게 된다.

기업분할 방식은 물적분할로 결정됐다. 투자부문은 존속법인으로 남아 향후 자회사 관리, 신규사업 투자 등에 나설 방침이며 사업부문은 신설법인으로 설립돼 IT사업 역량에 집중할 예정이다.

기업분할을 통한 투자부문은 롯데그룹 지주회사와의 연계도 가능하며, 순환출자 고리 해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롯데그룹 측은 당초 지주회사 전환이 10월1일로 예상됐으나 추석 등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가 겹침에 따라 인허가 문제가 발생, 오는 10월 중순께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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