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등 신성장동력 분야 신규투자 모색

한화그룹이 글로벌 경영 다음 목적지로 ‘동남아’를 택하고 시장 분석을 위한 대장정에 나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7일부터 20여일간 미래 신성장동력 분야 신규 투자를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5개국 순방에 나섰다. 김 회장이 직접 나선 이 순방은 앞으로 한화그룹이 글로벌 선진화를 이뤄 가는 데 있어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7일부터 20여일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 5개국을 방문해 태양광발전, 플랜트건설, 금융, 석유화학, 방위산업 등 한화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라고 한화그룹은 16일 밝혔다. 또 김 회장 등은 방문국가의 정관계와 재계 인사들을 만나 투자와 협조를 구하게 된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의 10년이 한화그룹의 글로벌 선진화를 이룩할 중차대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주요 사업부문이 해외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화는 기존 글로벌화 전략이 중국과 중동, 미국 등 일부 지역에 편중돼 있다고 판단하고 그 동안 취약했다고 판단한 지역에 대한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본격적 공략 움직임
이번에 방문하는 동남아 5개국은 한화그룹이 지난 3월 ㈜한화/무역에 해외사업실을 설치하고 글로벌 시장개척단을 발족한 후 첫 방문 지역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시장 성장 가능성,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 신규 진출시 성공 가능성 등을 따져본 후 동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호주, 서남아시아 등 5개 지역으로 나눠 글로벌 시장개척단을 파견하고 시장조사와 투자에 대한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올해 초 동남아시아 지역 본부를 베트남 호치민에 설치하고 ㈜한화의 박윤정 상무를 지역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동남아시아 지역 본부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등의 시장 개척을 책임진다.

김승연 회장은 동남아 5개국 방문을 통해 태양광사업 신규 진출과 발전소 부지 확보, 생명보험업 진출, 사회간접자본 시설 인프라 투자 및 발전소 등 플랜트 건설, 자원개발, 방위산업 진출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5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세계 경제의 중요한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부존 자원과 인적 인프라, 성장성 측면에서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한화그룹도 일찍이 그룹의 역량을 동원해 글로벌 경영의 새로운 신시장 개척지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한화 그룹의 동남아 진출 산업은 태양광, 건설, 금융, 자원개발, 방위산업 등으로 구성돼있다.

특히 지난해 진출한 태양광사업은 폴리실리콘부터 태양광 발전까지 전 분야에 걸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한국-중국-미국에 글로벌 태양광 R&D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강점을 지녀 동남아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8조원대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을 수주한 한화건설은 장점인 플랜트와 사회간접자본(SOC)건설을 통해 동남아시아 인프라 건설과 발전산업 진출에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또한 금융부문에서는 2009년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한 대한생명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보험시장 진출 및 연관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자원개발은 부존자원이 풍부한 동남아시아의 자원개발 시장에서 조림산업, 유연탄 개발, 팜유 개발 등을 추진하고 방위산업의 경우 교역량 확대 및 신규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과
한미 교류 협력키로

한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최근 에드윈 퓰너(Edwin J. Feulner Jr.) 헤리티지재단 총재와의 면담을 통해 한․미 간 민간 교류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과 퓰너 총재가 15일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에서 두 사람은 진일보한 한․미 관계를 위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특히 김 회장은 한․미 간 관계강화를 위해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회장과 퓰너 총재는 새로운 세대를 위해 한․미 양국 간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를 위한 단체 설립 등의 다양한 민간 교류협력체제 구축을 추진키로 약속했다.

미국에 ‘김승연 컨퍼런스센터’가 생긴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헤리티지 재단은 한․미 민간외교에 기여한 김승연 회장의 공로를 인정해, 미국 워싱턴 펜실베니아가에 위치한 헤리티지 의회빌딩 2층 컨퍼런스센터를  ‘김승연 컨퍼런스센터’로 명명키로 했다고.

1973년 설립된 헤리티지 재단은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 싱크탱크로 정치․경제․외교․안보 분야를 망라한 정책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퓰너 총재는 미국 정계를 움직이는 대표적 파워엘리트로 꼽히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3일 통가 투이바카노 총리와 만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눈 데 이어, 이번 퓰너 총재와의 오찬 등 해외 유력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글로벌 경영과 민간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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