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에 진화하는 렌트 시장, 산업 발전 저하 우려하는 목소리도

(사진=뉴시스/쏘카 제공)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2017년 경제 트렌드를 손꼽으라면 단연 ‘셰어링’이다. IMF 구제금융 요청 사태 발생 이듬해인 1998년을 시작으로 전 국민적으로 퍼졌던 ‘아나바다 운동’이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셈이다.

과거 사람들이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과정에서 부를 과시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의 소비자들은 제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 등을 개인이 굳이 직접적으로 소유하려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보다 더 필요한 곳에 투자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이는 단순히 돈을 아끼는 개념을 벗어나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까닭에서다. 오죽하면 자신의 부를 드러낼 수 있는 지출 영수증을 두고 ‘스튜핏’이 아닌 ‘그레잇’으로 평가받길 원하는 시대가 도래했을까.

공유경제란 2008년 미국 하버드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말로,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러 명이 공유해 쓰는 방식을 뜻한다. 기본적으로 협력소비가 바탕이 됐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가 확대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셰어링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셰어링 서비스와 관련해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바로 ‘카셰어링’이다.

업계 선두주자인 쏘카(2대 주주 SK)를 시작으로 그린카(롯데), 딜카(현대차) 등이 후발주자로 뛰어들며 카셰어링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자신이 원하는 상황에서 차를 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많던 기존 렌트카 시장의 확대까지 가져온 셈이다.

(사진=뉴시스)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역시 공유경제 시대에서 떠오르는 아이템 중 하나다.

출장이나 여행 시 유리하게 위치한 공간을 호텔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해외여행객 뿐 아니라 국내 소비자에게도 인기가 좋다.

또 다른 공간 대여 아이템으로 ‘공유 오피스’나 ‘셰어 하우스’ 등이 늘어난 것도 눈길을 끈다.

소규모 창업 및 스타트업 등이 늘어나며 개별 공간을 임대하는데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 덕에, 르호봇을 비롯해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스페이시즈 등 공유오피스 기업들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대기업도 속속들이 공유오피스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현대카드와 한화생명은 강남 부근에서 각각 스튜디오블랙과 드림플러스강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치재로 손꼽히던 명품백 역시 대여서비스 시장에서 돋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필요한 시점에만 단발적으로 대여해서 쓰거나, 다달이 정기적인 비용을 결제하고 매달 새로운 제품을 대여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소비는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나가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알바천국(대표 최인녕)이 20대 1000여명을 상대로 ‘공유/대여서비스 이용 경험’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무려 절반가량의 응답자가 공유·대여 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공유경제가 삶을 더욱 여유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답했으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과 물건이나 서비스를 공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관심과 이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실제 ‘셰어링’ 서비스는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공유경제 방식의 진화가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 등 전반적인 산업 분야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소비와 지출에서 이뤄지는 경제 성장과 산업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개개인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임으로써 다른 부분에 보다 높은 투자를 할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면서 “공유경제가 활성화됨에 따라 기존의 산업과 별개로 또 다른 시장이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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