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김문수, 한 목소리로 홍준표 비판

<사진=뉴시스>

[월요신문=박현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미국으로 떠난다. 홍 대표는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그는 “주말까지 워싱턴에 머물면서 5000만 국민이 핵인질이 돼 있는 북핵문제에 대해 한국민의 여론을 미국 조야에 전달하고 오겠다”면서 “마치 임진왜란 전에 왜국을 방문하는 동인,서인과 같은 느낌이지만 그들처럼 당리당략에 얽메이지는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가 국내를 떠나지만 자유한국당 내부 사정은 자중지란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전날에도 홍준표 대표와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은 상호 비난전을 펼친 바 있다. 홍 대표로부터 탈당압박을 받고 있는 서청원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과 나라를 위해 홍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청원 의원은 홍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성완종 리스트 관련 3심 재판이 남아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검찰 수사와 관련해 과거 내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 자체가 야당 대표로서 결격 사유”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욕에 노추로 비난 받지 마시고 노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는 없다”며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서청원 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 통화 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은 전?현직 당 대표의 정면충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친박계는 홍 대표의 탈당 요구에 부글부글 속을 끓고 있지만 겉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홍준표 대표를 비난하는 입장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뺄셈정치를 하고 있다”며 홍 대표 측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탈당권유를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비록 탄핵ㆍ수감돼 있지만, 여전히 자유한국당에서 가장 큰 정치인”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촛불세력에 영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박근혜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계속될수록 의혹이 벗겨지며, 촛불시위의 위력에 놀라, 참 억울하게 탄핵되고 구속되었다는 생각이 짙어지고 있다”면서 “자유한국당은 박근혜대통령에게 "탈당권유"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치소를 찾아 면회하며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석방투쟁을 주도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보수 정치권의 한 인사는 “자유한국당이 자중지란에 빠진 것은 사실이다. 홍준표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과 같은 인적 청산을 서두르다 보니 당내 반대 세력의 불만이 수면 위에 떠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SNS상에서도 친홍과 반홍의 전면전이 펼쳐지고 있다”며 “홍 대표가 미국에 가 있는 것이 사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친박계가 방미 기간 중에 세 규합을 통해 반격을 시도한다면 홍 대표는 조기 귀국을 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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