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조직안정 위해 내부출신 행장 선임” 촉구

우리은행 본점영업점.

[월요신문=임민희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외부출신 인사가 후보군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낙하산 인사 우려를 낳고 있다. 노조 측은 조직안정을 위해 내부출신 인사가 은행장에 선임돼야 한다며 강력 반발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특혜채용 의혹의 책임을 지고 지난 2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우리은행장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구성,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후보군을 10명 안팎으로 압축해 평판조회에 들어갔다.

임추위는 평판조회 결과가 나오면 심층논의를 거쳐 면접대상자를 선정하고 27일경 1차 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요 후보군에 외부인사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23일 성명서를 통해 “우리은행장 후보자 선정에서 내부출신을 사칭하는 인사와 외부인사는 반드시 배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융노조는 “이광구 행장의 불미스런 사퇴가 겹쳐 정부 잔여지분 매각조차 무위로 돌아간 상황에서 조직내부를 추스르는 것이 당면과제인 만큼 내부출신으로 신망과 능력을 겸비한 인사를 찾는 것이 최우선의 기준이 돼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임추위가 외부인사를 후보군에 포함시킨 것은 스스로의 운신폭을 좁히는 최악의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우리은행장 외부출신 후보로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영빈 전 행장은 지난 BNK금융지주 회장 인선에서 대통령과 고교 동문임이 확인되면서 낙하산 논란을 산바 있고, 오갑수 회장은 한국은행에서 시작해 주로 금융감독원에서 커리어를 쌓아 관료 출신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금융노조 측은 두 사람 모두 행장 후보로 부적합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 측은 “1차면접 대상자 선정에서는 반드시 외부인사를 배제하고 내부 인사들의 인성과 능력을 검증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우리은행 임추위는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박상용 연세대 교수, 전지평 투자관리유한회사 부총경리,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17일과 19일 두차례 임추위를 열고 행장후보군을 10명으로 압축했는데 누가 후보군에 포함됐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다음주 회의에서 3~4명의 숏리스트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내달 초 최종 행장 후보를 결정하고 12월 29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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