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수익으로 오너 일가 배불린 ‘꼼수’ 이어 부동산 차익까지 노릴까

스타벅스 1000호점 매장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소유의 건물에 입점해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최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소유의 건물에 입점하며 ‘오너 특혜 논란’에 휩싸인 스타벅스 1000호점(청담스타점).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측은 “부동산감정 평가를 통해 주변 시세와 임차료를 비교한 뒤 공정하고 객관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오픈한 매장”이라고 일축했지만, 실제 28일 <월요신문>이 직접 찾은 스타벅스 1000호점 매장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스타벅스 입점 조건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1000호점이라는 매장이 지닌 상징성에 걸맞은 최상의 위치를 선정한 것”이라 말하기에는 지금까지의 스타벅스 매장들이 입점한 위치와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을 풍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담동 89-4번지(도산대로57길 24) 스타빌딩에 위치한 스타벅스 청담스타점은 건물 1층부터 3층까지를 모두 스타벅스 매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스타벅스를 상징하는 기존 초록색 로고 대신 황금빛의 로고를 통해 외관부터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청담스타점은, 단일원산지에서 극소량 재배된 리저브 원두를 다양한 방식의 추출기구로 즐길 수 있는 ‘커피 포워드’ 매장이다.

‘커피의 경험을 극대화 하겠다’는 취지의 ‘커피 익스피리언스 바’(experience bar)를 운영 중인만큼, 약 3000만원을 호가하는 이탈리아 빅토리아 아르두이노(Victoria Arduino)사의 최상급 에스프레소 머신인 ‘블랙이글’을 비롯해 총 6가지 방식의 다양한 커피 추출 장비가 구비돼 있었다.

특히 이곳에서는 일반 매장에서는 접할 수 없는 음료와 프리미엄 푸드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도심 속의 정원’이라는 타이틀 아래 고급스러운 외부 공간을 마련해 스타벅스 1000호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프리미엄 매장으로서의 느낌을 자아내게 했다.

청담스타점은 대로변으로부터 150m 가량 올라가야 하는 언덕바지의 가장 끝자락에 위치해 기존의 스타벅스 매장과 달리 접근성이 떨어진다. (사진=유수정 기자)

그러나 청담스타점은 ‘가장 신경 쓴 매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만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스타벅스처럼 접근성이 좋은 대로변이나 상권이 밀집돼 유동인구가 많은 곳도 아닌 곳에 입점해있어 의아함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도로변은커녕 무려 약 150m에 달하는 골목 언덕바지의 가장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기자 역시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스타벅스 압구정로데오역점에서 청담스타점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높은 언덕으로 인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좁은 골목에 매장 바로 앞으로 급경사까지 겹친 이곳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차량 이동 과정에서 자칫 잘못할 경우 보행자를 차마 보지 못하는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일어날 수 있어 보였다.

“오너가 건물주라는 점 때문에 특혜 논란이 빚어지지 않길 바란다”는 스타벅스의 입장과는 달리 더욱이 ‘특혜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금까지 이들은 신세계 그룹 및 경영진들이 집중적으로 매입한 10여채 이상의 청담동 일대 건물에 자사 패션 브랜드 매장을 입점 시켜 발생한 임대수익으로 실질적인 오너 배불리기 꼼수를 부려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바 있다.

이에 모자라 이명희 회장 소유 건물에 계열사인 스타벅스까지 입점했다는 점은 지금까지 빚어온 ‘오너 특혜 논란’을 더욱이 확산시킬 전망이다. 입점에 따른 임대수익은 물론, 스타벅스가 부동산업계에서 해당 건물 및 주변 건물의 시세까지 들썩이게 하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통용되는 만큼 부동산 가치 향상 및 이로 인한 상당한 차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1000호점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진 청담스타점을 중심으로 양 옆으로 나란히 줄지어진 빌딩 5채와 맞은편 빌딩까지 총 7채의 빌딩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을 비롯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신세계 그룹 및 오너 일가의 소유로 밝혀져 논란의 불씨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월요신문>이 직접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열람한 결과 이명희 회장은 스타벅스 바로 옆 건물인 청담동 89번지(압구정로60길 21) 건물 역시 소유하고 있었다. 해당 건물에는 신세계백화점의 편집숍인 ‘분더샵’(BOON THE SHOP)이 입점해있다. 청담동 89-16번지(압구정로60길 25) 건물까지 이어진 분더샵은 옆 건물에 입점한 스타벅스의 외관 조형물마저 공유하고 있었다.

바로 앞에 위치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소유의 청담동 83-12(압구정로60길 26) 건물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비롯해 이들이 수입판매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카이’(sacai)의 매장이 입점해 있었으며, 또 다른 옆쪽 건물인 82-3(압구정로60길 17) 역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의 플래그십스토어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이명희 회장 소유의 청담동 79-12(선릉로162길 33) 건물과 99-19(압구정로 452) 건물에 각각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전개하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에르노’(HERNO)와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의 매장이 입점한 것은 물론, 정유경 부사장 소유의 79-13(선릉로162길 35)에 ‘분더샵 남성’ 매장 등을 입점 시킨 과거 전력은 이번 스타벅스로 인한 오너 일가 배불리기 논란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앞서 스타벅스 입점 특혜 제공과 관련한 논란에 한차례 더 휩싸였던 바 있다. 구학서 고문이 신세계 회장직을 역임 중이던 2011년, 역세권이나 상권밀집지역과는 거리가 멀었던 구 고문 소유 건물 1층에 스타벅스를 입점 시켰기 때문.

실제 80억원에 매입한 구 고문의 빌딩은 스타벅스 입점 이후 ‘스타벅스 호재’로 인한 프리미엄이 붙어 1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1000호점이 입점한 건물 외에도 오너일가 및 그룹이 소유한 건물 대부분에 신세계 패션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있다. (사진=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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