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편집국장 이상준

[월요신문=이상준 기자] 2014년 직장인 신드롬을 만들었던 <미생> 장그래는 야근을 밥먹듯이 했다. 배경으로 나왔던 대우빌딩 일대는 밤 9시에도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곳이 많았다. 과거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지만 극심한 업무 강도와 잦은 야근이 드라마 소재가 되면서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시대가 변하면서 직장 문화도 많이 바뀌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연차 사용.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 연차를 내고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문 대통령은 기회가 될 때마다 연차휴가를 다 사용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올 연말까지 가능하면 연가를 다 소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월요일 연차를 즐겨 사용하면서 청와대 직원들도 '월요병'에서 한층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매주 월요일에는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보좌관회의,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이 진행된다. 참모진은 일요일 오전부터 출근해 이들 회의를 준비한다.

문 대통령이 월요일 연차를 사용하면서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근로기준법은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1년 80% 미만 근무한 사람에게는 1개월 개근 때 1일의 유급휴가를 각각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 속 연차소진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정부에서 연차 사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막상 현장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내놓은 ‘근로자 휴가실태조사 시행방안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은 2013년 기준으로 1년에 평균 14.2일의 연차휴가를 보장받았지만, 이 가운데 8.6일(60.6%)만 사용했다.

1인당 미사용 휴가 5.6일에 전체 직장인 1923만명을 곱하면 1년 동안 1억일에 해당하는 휴가가 사용되지 못하고 공중으로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휴가소진율은 61%에 불과해 법정 휴가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쉬고 재충전하는 휴식이 업무에 대한 능률을 올린다면 오히려 개인 뿐만 아니라 작게는 소속된 집단 그리고 크게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큰 이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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