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가 한창인 가운데 10만원 이하의 농축수산 선물세트 제품들이 단연 돋보인다. (사진=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오늘(17일)부터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적용됨에 따라 설 선물세트 풍속도가 1년4개월여 만에 대폭 변화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주부터 설 선물세트 예약 및 판매에 돌입한 유통가들은 앞 다퉈 변경된 이번 개정안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농·축·수산물 세트 상품을 내놓기에 바쁜 모양새다.

1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 상정·의결된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이날부터 공포 및 시행됐다.

이날부터 시행된 개정안은 기존 청탁금지법의 음식물(3)·선물(5)·경조사비(10) 상한액 규정을 ‘3, 5(농·축·수산물 10), 5’로 바꾸는 내용을 주된 골자로 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농·축·수산물에 한해 상한액이 10만원으로 올랐다는 점이다. 원재료의 50% 이상이 농·축·수산물로 이뤄진 가공품 역시 이에 포함된다.

이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생계유지가 힘들어졌다는 농·축·수산 업계의 호소가 반영된 것이다.

◆ 올 설 선물세트 트렌드는 5~10만원대 농·축·수산물

이번 개정안의 시행에 따라 약 한 달여를 앞두고 있는 이번 구정(설)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마련한 선물세트 구성은 지난 명절과 달리 대폭 변화했다. 그동안 판매가 주춤했던 5만~10만원대 농·축·수산물 선물세트의 비중을 늘린 것.

우선 이 같은 변화는 대형마트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롯데 빅마켓은 최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로 농·축·수산물 함량이 50%가 넘는 상품에 한해 상한선이 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10만원 이하 명절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대표적인 품목으로는 수산물 품목인 ‘참다랑어 프리미엄 회세트’(뱃살/몸살 각 500g 내외), ‘랍스터 관자 세트’(캐나다산 자숙 랍스터 1kg*2마리, 국산 키조개 관자 10미)가 있다, 10대 카드로 구매할 경우 각 9만5200원에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베리코 돼지 목심 세트’(1.2kg*2)를 5만9000원에, ‘존쿡델리미트 하몽&건조육 세트’(하몽 세브/비프 스낵/카바노치 각 100g, 이탈리안 살라마 50g 外)를 8만9000원에 선보인다.

롯데마트 역시 10만원 이하 농·축·수산물 명절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이들은 1등급 한우 찜갈비, 불고기, 국거리를 혼합해 구성한 ‘한우 갈비정육세트(한우 냉동 찜갈비/불고기/국거리 각 0.7kg, 양념소스)’를 99000원에 판매한다.

아울러 수입 찜갈비 세트를 엘포인트(L.point) 회원을 대상으로 최대 40% 할인된 금액에 판매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호주산 냉동 찜갈비 세트’(3kg/냉동/호주산)는 8만4000원에, ‘호주산 냉동 LA갈비 세트’(3kg/냉동/호주산)는 9만원으로 구성된다.

더불어 사전예약 판매 기간 중 수산물이력제 선물세트인 ‘천일염 참굴비 세트 1호’(0.9kg/10미)를 특별가인 8만9100원에, 상황·표고·목이버섯 등을 다양하게 담은 ‘자연담은 건강버섯 세트’(상황채 20g/잎새사각 20g/표고사각 30g/목이버섯 30g 外/국내산)를 L.point 회원 대상으로 20% 할인된 6만3200원에 판매한다.

GS수퍼마켓과 이마트 역시 법안이 개정됨에 따라 알찬 구성과 큰 할인율을 적용해 과일 등을 비롯해 다양한 농·축·수산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가 한창인 가운데 10만원 이하의 농축수산 선물세트 제품들이 단연 돋보인다. (사진=유수정 기자)

◆ 편의점·백화점도 10만원 이하 상품에 주목, 구성 대폭 늘려

편의점 업계 역시 이례적으로 농·축·수산 선물세트의 구성을 대폭 늘렸다.

우선 CU(씨유)는 법률 개정으로 농·축·수산품의 고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국내산 농수산품으로 구성된 상품을 강화했다.

CU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판매한 정육, 수산물, 청과물 등 농·축·수산 상품과 관련된 선물세트 매출 비중이 전체 선물세트 매출의 22.5%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며 “법률 개정과 더불어 최근 선물세트 판매 추이 등에 비추어 올 설 농축수산물 및 특산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전체 상품의 1/3 이상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GS25 역시 한우 등 정육세트 25종, 굴비 등 수산세트 38종, 과일/곶감 세트 45종, 인삼/더덕/버섯 등 농산세트 22종 등 총 130종의 농수축산물을 10만원 이하로 구성하는 등 농·축·수산 선물세트 라인을 지난 해 대비 약 20% 강화했다.

세븐일레븐 또한 10만원 이하의 농·축·수산물 제품을 20%가량 확대했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선물세트를 판매하던 백화점 역시 이번 법안 개정에 따라 변화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은 5년만에 10만원짜리 ‘한우 선물세트’를 부활했다. 아울러 농·축수산물 소비 활성화에 앞장서고자 10만원 이하의 설 선물세트를 지난 설보다 50% 늘렸다. 특히 5만~10만원대 선물세트의 경우 지난해 설(29종)보다 두 배 이상 늘린 60종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과 현대H몰에서도 불고기(0.9kg)와 국거리(0.9kg)으로 구성된 10만원짜리 한우 냉장 선물세트(현대특선한우 센스 세트)를 판매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산지 직거래 및 2개월 전에 미리 한우를 구매하는 등의 작업이 동반된 끝에 10만원짜리 한우 선물세트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청탁금지법이 개정된 올 설 인기 품목으로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이번 설 10만원 이하 선물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제주 한라봉 세트(6만8000원), 바다향 갈치(9만5000원), 자연을 담은 멸치티백 세트(5만6000원) 등 10만원 이하 국내산 선물 15개 품목을 새롭게 내놨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이달 5일부터 진행된 설 예약판매 매출을 살펴본 결과 축산(한우) 24.0%, 수산 5.0%, 농산 21.7% 장르가 크게 신장했다”며 “가격대별 매출의 경우 5만원 이하 가격대의 판매는 다소 주춤하고, 상대적으로 국내산 선물 비중이 높은 5만원 이상 10만원 이하 가격대의 선물군 신장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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