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차 협력사 납품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키로…현대차·LG “필요성 인식”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1차 협력사의 납품단가에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키로 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될지 주목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일부 1차 협력사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반영하는 방향의 납품단가 계약을 체결했다.

이렇듯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올라 어려움을 겪게 될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납품단가 협상 시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가된 최저임금 인상분만큼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단가를 상향 조정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을 알려줄 것을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 1월 계약에서부터 부분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보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일부 협력사를 대상으로 납품단가 조정을 끝냈고, 일부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이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협력사를 전폭 지원하겠다고 나서자 업계는 다른 기업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 김동연 부총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1차 협력사뿐 아니라 3·4차 협력사들에 대해서도 그룹이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아직 현대차그룹에선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협력사 대상 지원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조사는 다 했을 것이고 준비는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챙길 수 있는 범위가 한정돼 있어 단 시일 내 이렇다 할 해법을 발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일단은 납품대금을 조기에 현금지급하거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 등 형태로 협력사의 비용부담을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설명이다.

주요 대기업들은 일단 재계의 움직임에 따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에는 김 부총리가 직접 이야기했기 때문에 뭔가 내놔야 할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면서 “다른 대기업들도 삼성이 출발을 끊었기 때문에 분위기상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LG전자 또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이미 최저임금 등을 충분히 반영해 협력사와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현금결제, 은행 및 펀드 대출 등 편의제공도 이미 갖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계약에 반영하는 이 같은 방침 등이 확산될 경우 2·3차 협력사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대기업이라 해도 모든 협력사의 임금을 분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실질적으로 더 사정이 어려운 건 2·3차 협력사기 때문에 1차 협력사들이 하위 업체들과 납품계약을 맺는 과정에서도 임금 부담을 함께 떠안아줘야 진정한 상생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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