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250만대 판매 ‘에퀴녹스’, 동급 치열한 경쟁 속 2분기 수입…“분위기 반전 기대”

한국지엠 '쉐보레 에퀴녹스'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국내 사업 ‘철수설’로 곤욕을 치른 한국지엠이 전략적 신차 ‘쉐보레 에퀴녹스’를 곧 국내에 출시한다. 회사는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에퀴녹스를 통해 침체된 내수시장 분위기를 반등시키겠다는 포부다. 올해 완전 신차로는 유일한 에퀴녹스 흥행에 그 어느 때보다 기대를 걸고 있다.

31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량 수입·판매될 에퀴녹스는 올 2분기 출시 예정으로, 국내에 판매될 에퀴녹스의 세부 사양이나 가격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차체 사이즈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중인 에퀴녹스에서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에퀴녹스는 미국 지엠이 2004년부터 생산한 모델로 길이 4652mm, 너비 1842mm, 높이 1661mm이며 휠베이스는 2725mm의 준중형 SUV다. 엔진 라인업은 1.5ℓ 가솔린 터보, 1.6ℓ 디젤, 2.0ℓ 가솔린 터보 등을 갖췄다. 에퀴녹스는 북미에서 2만5000~3만2000 달러에 팔리고 있다.

특히 에퀴녹스는 현지 시장에서 지난해 총 250만대가 팔린 인기 차종이다. 지엠 차종에서는 중형 픽업트럭인 실버라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고, 4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한국지엠은 에퀴녹스 출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전년보다 26.6% 줄어든 13만237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가까스로 내수 3위 자리를 지켜냈다.

또 SUV가 대세인 국내 시장여건상 소형 SUV인 트랙스 외에는 주력 SUV가 없던 한국지엠에게 에퀴녹스의 등판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도 “국내 시장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에퀴녹스 출시에 회사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기대를 하고 있고, 출시 전 가격 및 판매전략 등에 고민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신형 싼타페' 렌더링 이미지

하지만 국내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에퀴녹스 출시 두 달 여전 현대자동차의 최대 기대주인 중형 SUV ‘신형 싼타페’가 출시되기 때문이다.

2012년 출시된 3세대 싼타페 이후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신형 싼타페는 디자인에서부터 패키지, 주행성능, 안전·편의사양에 이르기까지 차량 전반에 걸쳐 상품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전 하차 보조(SEA) ▲후석 승객 알림(ROA)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등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도 기본 적용된다. 현대차는 다음 달 출시될 신형 싼타페가 동급 최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SUV 시장에 새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초 출시된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도 큰 적수다.

‘오픈형 렉스턴’으로 재탄생한 렉스턴 스포츠는 1011ℓ 용량의 후방형 오픈형 테크를 갖춰 레저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얻고 있다. ‘G4 렉스턴’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만큼 뛰어난 동력전달 성능과 내구성이 장점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중형 SUV시장에 도전장을 낸 모델로, 가격경쟁력을 겸비해 에퀴녹스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렉스턴 스포츠가 시장의 우려에도 소비자들에게 최대 관심사가 된 건 ‘G4 렉스턴’과 비교해 약 1000만원 가량은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최고수준이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 에퀴녹스가 경쟁력 확보에 나서려면 첫째도 가격, 둘째도 가격결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순수 전기자동차인 ‘쉐보레 볼트 EV’를 통해 현대차의 ‘코나 EV’와도 맞경쟁을 펼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00km를 넘는 두 모델은 사전예약 시작 후 잇따라 완판되며 본격 전기차 시장경쟁을 알렸다. 전기차 보조금이 차량 출고 순서에 따라 지급되는 것을 고려, 두 회사 모두 해당 전기차 모델의 출고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양새다.

한국지엠이 볼트 EV, 에퀴녹스 출시로 올해는 ‘부진의 늪’을 헤어나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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