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용의자 공개수배 전단지.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경찰이 제주에 여행 온 20대 여성 관광객을 살해한 용의자의 행방을 나흘째 뒤쫓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자신이 관리인으로 일하는 게스트하우스에 투숙 중이던 여성 관광객 A(26)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용의자 한정민(33)씨를 공개수배한다고 13일 밝혔다. 결정적 제보자에게는 최고 500만원까지 신고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특히 한씨는 지난해 7월에도 이번 사건이 벌어진 게스트하우스에서 술에 취한 여성 투숙객을 상대로 성폭행을 하려다 준강간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는 키 175~180㎝의 건장한 체격으로 도주 당시 검정색 계통 점퍼와 빨간색 상의, 청바지를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까지 한씨의 몽타주를 전국 경찰관서에 보내 행방을 쫓았지만 사건 발생 사흘이 지나도록 한씨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전격 공개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는 사건이 장기화하면 경찰 초동수사가 미흡했다는 여론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찰은 한씨를 목격했거나 행적에 대한 주요 단서를 알고 있는 이들의 적극적인 제보(112 신고센터 또는 제주동부경찰서 064-750-1599)를 당부했다.

한편 한씨는 지난 8일 새벽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A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인근 폐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11일 낮 12시 20분경 그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바로 옆 폐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A씨가 발견된 폐가는 평소 인적이 드물어 마을에서 아무도 드나들지 않은 곳으로 파악됐다.

숨진 A씨는 전날 나온 부검 결과에서 타살을 의미하는 ‘경부압박성질식사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씨는 지난 7일 오전 8시 30분경 제주에 들어와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렌터카를 이용해 서귀포시 성산과 우도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범행 후에도 이틀간 게스트하우스에 있다가 지난 10일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날 오후 8시 35분경 항공편으로 제주를 빠져나가 행방을 감췄다.

경찰은 한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경기 안산을 기점으로 수사에 나섰지만 그의 종적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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