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시험대 무사 통과한 황각규, 향후 남은 해결 과제는?

(사진=롯데지주 제공)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 사태를 맞은 롯데가 첫 고비로 자리한 임시주주총회를 무사히 통과함으로써 그간 이들을 둘러싼 고민을 한시름 덜은 모양새다.

특히나 이날 주총은 신동빈의 구속으로 인한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출범한 비상경영위원회와 황각규 부회장의 ‘경영시험대’로 비춰졌던 만큼 더욱이 안도하는 분위기다.

27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 회의 결과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및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사의 회사 합병 및 분할합병 승인안건이 무사히 통과됐다.

큰 이변 없이 주총이 진행될 것이라는 롯데 측의 입장과는 달리, 이날 주총의 초반 1시간가량은 일부 소액주주들의 절차 문제 제기와 잇따른 반발로 인해 소란이 빚어졌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혹시나 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의결권 있는 총 주식 5811만5783주 중 3900만9587주(본인+위임장 대리출석 총 711명)가 참석한 상황에서 무려 전체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 중 87.03%(3395만358주)가 찬성하며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인됐다.

이로써 신동빈이 그간 뉴롯데의 완성을 위해 가장 신경 써 왔던 필수 과제는 해결된 셈이다.

공정거래법 조항 상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는 등기일(2017년 10월12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모두 해소해야 했었다. 일정을 더는 늦추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이번 결과는 롯데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터.

2015년 이후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던 롯데는 해당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한 데 이어, 이번 주총 결과를 통해 지주체제를 더욱 견고히 하게 됐다.

이번 결과는 주주가치 제고, 경영투명성·효율성 강화 등 롯데의 지주사 체제 확대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사진=뉴시스)

분할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롯데는 오는 4월1일부로 지난해 10월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그룹 내 모든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를 해소하게 된다.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계열사는 총 54개(롯데지주 포함)가 된다. 92개 그룹 계열사 중 절반 이상이 롯데지주에 속하게 된 셈이다.

향후 롯데는 순환출자 완전 해소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됨으로써 경영투명성이 높아짐은 물론, 그간 복잡한 순환출자로 인한 디스카운트를 완전히 해소할 전망이다.

아울러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함으로써 지주회사 체제를 안정화 시키는 동시에, 전문경영과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역시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

이에 롯데 측은 “최근의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지주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구조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그러나 이번 주총은 롯데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향후 롯데의 행보와 전망에 더욱 눈길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선적으로 이번 주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는 합병 및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권 행사를 할 경우 일부 상호출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은 주총 이후부터 3월19일까지다.

이와 관련해 롯데는 “허용된 유예기간(6개월) 안에 조속히 해소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다음으로 예정된 사안은 향후 화학 계열사 및 호텔롯데 상장에 이은 관광 계열사의 분할합병이다. 그러나 신 회장의 구속으로 인해 호텔롯데 상장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에서 완벽한 지주사의 형태를 갖추게 될 시기는 아직 미지수다.

여기에 오는 5월26일 사업권 만료로 재승인을 앞두고 있는 롯데홈쇼핑과, 인천공항 T1 면세사업권 반납 및 월드타워점 사업권 박탈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업계 점유율에 변동이 생길 롯데면세점 등 역시 롯데의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 시절 건축 허가를 받은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감사원 감사 역시 그 결과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합병으로 인해 의결권을 기준으로 한 롯데지주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0.9%까지 올라간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비중이 37.3%에 이르러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 지분율이 오르기 때문이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의 의결권 지분율은 13.8%가 된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각각 4.6%와 2.6%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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