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미용사가 반려견을 학대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대구의 한 동물병원의 애견미용사가 고객이 맡긴 반려견을 학대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확산되면서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3일 동물보호단체 카라(KARA) 등에 따르면 대구 북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애견미용사에게 미용을 받던 반려견이 학대 당해 쓰러진 영상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퍼지고 있다.

카라 관계자는 "미용을 모두 끝마친 상태에서 학대가 이뤄졌고 영상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몰티즈가 몸을 가누지 못한다"면서 "앞서 수차례 학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9초 분량의 영상에는 한 애견미용사가 몰티즈로 추정되는 작은 반려견의 털을 정리하면서 오른손으로 반려견의 머리 부분을 힘껏 내려치는 모습이 담겼다.

머리를 맞은 반려견은 휘청거리며 무게중심을 잡지 못하고 옆으로 쓰려졌다. 애견미용사는 이후에도 반려견의 목과 앞발을 잡고 미용작업을 이어갔다.

학대를 당한 반려견은 미용을 마친 뒤 쇼크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견미용사에게 학대를 받는 반려견 영상을 올린 견주는 지난달 20일 미용 후 집으로 돌아온 반려견의 상태가 악화돼 병원으로 옮겨 치료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로 있다가 3일 뒤 숨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은 반려견을 학대한 애견미용사에 대한 즉각적인 해고 조치와 손해 배상청구를 준비 중이라며 “해당 애견미용사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병원의 해명에도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미용을 하다 물리고 하는 사고와는 별개로 이 같은 학대 행위는 처벌해야 한다"는 등의 게시물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 유모씨는 “영상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고 밝혔고, 박모씨는 “동물을 학대한 애견미용사에게 응당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SNS를 통해 누리꾼들의 격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지만 해당 영상을 올린 견주는 2차 피해에 따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동물병원 측으로부터 합의금을 받았다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퍼졌기 때문이다.

결국 견주는 한 인스타그램 유저에게 “이런 영상은 저희 강아지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영상이 이슈화되길 원해서 주변인들한테 돌린 거 아니다. 이 일을 해결하고자 주변인들과 상의한다고 주고받은 영상이다. 영상 내려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논란이 된 영상의 삭제 처리를 당부했다. 

그는 이어 “병원에서 제시했던 위로금은 거부했다”며 “그 돈으로 불쌍한 동물이나 유기견 도와 달라 부탁드렸다. 병원 원장님이 유기동물들을 돕는 데에 쓰이도록 기부할 보호소를 알아보고 있다”고 합의금 루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한편 대구 북부경찰서는 반려견 주인이 애견미용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 한 관계자는 "동물 학대 혐의로 애견미용사에 대한 고소가 접수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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