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사는 것은 예삿일, 완판 기록했다더니…결국 ‘1+3’까지

(사진=유수정 기자)

[월요신문=유수정 기자] “얼마 전까진 줄 서서 사야 한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1+3(1개를 구매하면 3개의 동일 상품을 추가적으로 무료 증정하는 것)까지 할 줄알았으면 조금만 참을걸 그랬나봐요. 올림픽 특수를 노린 시기성 판매였단건 알고 있지만, 경기가 끝난지 한달만에 벌써 이렇게 떨이로 나오네요.” -평창 오피셜 스토어에서 만난 이은영씨(가명·37·여)

지난 15일까지 봄 정기세일에 돌입했던 롯데백화점이 일명 ‘평창 굿즈’(평창 라이선싱 상품)를 ‘1+1’으로 판매하고 나서 소비자들의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월과 3월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간 동안 롯데백화점이 고객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이 같은 행사를 돌입한 것”이라는 롯데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직매입 방식에 익숙치 않은 백화점이 올림픽 특수의 열기가 끝나기 전에 대규모 떨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눈총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기자가 롯데백화점 지난 6일부터 시작된 봄 정기세일 기간에 맞춰 방문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평창 오피셜 스토어’(PYEONGCHANG OFFICIAL STORE) 곳곳에서는 ‘2018 평창 굿즈 1+1’이라는 안내 문구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작은 글씨로 적힌 ‘인형, 머그, 백팩, 뱃지 등 일부 품목은 제외된다’는 문구를 보기도 전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매장 가장 앞쪽에 배치된 ‘평창 스니커즈 1+1’ 안내 문구판이었다.

분명 ‘평창 롱패딩’에 이어 초도물량 5만 켤레를 사전예약에서 가뿐히 돌파한 것은 물론 사전예약 시작 엿새만에 무려 12만 켤례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홍보하던 때가 엊그제같은데, 올림픽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벌써부터 1+1 판매가 펼쳐지고 있던 것.

해당 안내판은 백화점 9층에 위치한 ‘평창 공식 스토어’ 외에도 각 층 에스컬레이터 부근 등 고객들의 시선에 잘 띄는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마치 한때 ‘완판’, ‘인기템’ 등으로 불리던 제품을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눈길을 끌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진=유수정 기자)

특히나 아동 F/W 상품의 경우 1개 가격에 4개를 준다는 일명 ‘1+3’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귀마개, 넥워머, 아동모, 머플러, 후드워머 등의 제품을 동일상품 내 교차증정까지 가능하도록 구성해 할인 판매가 진행 중이었다.

이번 정기세일 기간 동안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장원급제 수호랑 인형’을 사은품으로 내걸었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은 4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이미 품절됐던 것으로 알려진 ‘장원급제 수호랑 인형’을 선착순 사은품으로 증정한다는 행사 안내판을 매장 곳곳에 배치했다.

결론적으로 2014년 전국적으로 이슈를 일으켰던 일명 ‘허니버터칩’ 사태가 재현되는 것처럼 보였다.

앞서 이들은 평창 공식 스토어가 입점했던 잠실 월드타워점 등에서도 대규모 1+1 행사를 진행했던 바 있다. 롯데월드타워 내 위치한 세븐일레븐은 평창 스토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평창 스니커즈 할인 행사를 펼치기도 했었다.

웃 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하겠다는 이들이 줄을 섰던 ‘평창 굿즈’의 몰락에 롯데 측은 “정기세일 기간에 맞춰 프로모션을 강하게 하는 것 뿐”이라며 “재고 처리나 떨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아직까지 활발히 판매 중인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수호랑 장원급제 인형의 경우 실제 완판이 됐던 상품으로, 이번 세일기간을 맞아 새롭게 준비한 것”이라며 “현재는 본점을 제외하고 다른 지점에서는 평창 스토어가 모두 철수를 한 상황이지만, 최대한 판매를 진행해 재고 등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명 ‘평창 굿즈’로 알려진 평창 관련 상품들은 롯데 측이 라이선스사업권을 가지고 유통한 제품이다. 백화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직매입 방식을 채택하고 기획부터 유통까지 모두 담당했다.

(사진=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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