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Q 영업익 58.03%↑…반도체 파워 ‘지속’
LG전자, 1Q 영업익 20.2%↑…9년 만에 최대 실적

삼성전자 서초 사옥<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국내 가전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호실적을 발표했다. 양사 모두 증권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공개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한 것. 두 기업은 1분기 실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저력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부문이 장기 호황에 힘입어 이번에도 호실적을 견인했다. LG전자는 생활가전 및 TV 사업 분기 수익이 사상 첫 1조 원을 넘기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시황 호조…영업익 15.6조 ‘대박’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03% 증가한 15조642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거둬들인 역대 최대 실적으로, 같은 기간 매출액은 19.82% 늘어난 60조5637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실적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반도체 사업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1분기 반도체 사업은 매출 20조7800억원, 영업이익 11조55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서버 수요 강세 등 양호한 시황이 계속된 가운데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시스템LSI 판매 확대와 파운드리 사업의 가상화폐 채굴칩 수요 증가로 반도체 부문 실적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중 낸드는 모바일용 수요가 둔화됐지만,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고용량 솔루션 제품들의 수요 견조세가 지속됐다. 삼성전자는 64단 3D V낸드의 안정적 공급을 바탕으로 고용량·고부가 솔루션 판매에 주력했다.

반면 D램의 경우 11라인의 생산 제품 전환으로 전분기 대비 출하량은 감소했지만, 32GB 이상 고용량 서버 D램과 저전력 LPDDR4X 기반의 uMCP, HBM2 등 고부가 제품 시장에 집중, 실적 개선을 이뤘다.

IT·모바일(IM) 부문 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로 실적이 크게 늘었다. 1분기 IM(무선 사업) 부문은 매출 28조4500억원, 영업이익 3조77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 S9·S9+ 신모델의 조기 출시와 더불어 갤럭시 S8 등 기존 모델의 견조한 판매로 인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디스플레이 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OLED 패널 주요 거래선인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1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출 7조5400억원, 영업이익 4100억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1분기 주요 거래선의 수요 감소와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와의 경쟁이 심화돼 수익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도 매년 1분기는 TV와 가전 사업의 비수기로 꼽히는 만큼,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지 못했다. 1분기 CE 부문은 매출 9조7400억원, 영업이익 28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TV 사업은 QLED·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확대했지만, 중저가 라인업 축소 등 재편 작업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줄었다. 1분기 생활가전 사업은 ‘플렉스워시’ 세탁기, ‘큐브’ 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매출은 성장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미국 신규 공장 가동비용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도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수요 견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부문 약세 지속, 무선 사업의 수익성 하락으로 1분기 대비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품사업의 경우 메모리는 서버 수요 강세로 견조세가 지속되고, 낸드도 가격이 안정화되며 고용량 스토리지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다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에서 스마트폰 부품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 감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LG전자, 가전 사업 분기 수익 역대 첫 ‘1조’ 돌파

LG전자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0.2% 증가한 1조107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같은 날(26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2% 증가한 15조1230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에 따르면 1분기 실적에서는 프리미엄 전략 및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가전 사업의 성과가 돋보였다. H&A(생활가전) 사업과 HE(TV) 사업은 각각 분기 기준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두 사업본부를 합친 가전 사업에서 분기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업본부 모두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HE 사업 영업이익률(14.0%)은 역대 분기 중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H&A 사업은 매출 4조9239억원, 영업이익 5531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국내시장에서 에어컨, 트윈워시 등 주력 제품을 비롯해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과 같은 신성장 제품의 판매가 늘었고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지에서도 판매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이 인상됐지만,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다.

HE 사업은 매출 4조1178억원, 영업이익 57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7.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난 데다 원가구조가 개선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6.5% 증가했다.

반면, MC(모바일) 사업과 VC(전장) 사업은 여전히 적자다. MC 사업은 매출 2조1585억원, 영업손실 1361억원을 기록했으며 VC 사업은 매출 8400억원, 영업손실 170억원을 내 적자가 이어졌다.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LG G7 ThinQ’의 출시가 2분기로 결정되면서 MC 사업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 가격이 상승했지만 사업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영업적자가 줄어드는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B2B(기업간거래) 사업은 매출 6427억원, 영업이익 788억원을 낸 것으로 확인된다. 매출액은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와 고효율 태양광 모듈의 판매가 늘며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경쟁력 개선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91.9% 늘었다.

LG전자는 2분기 계절적 성수기로 생활가전(에어컨, 냉장고 등)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수요에 적극 대응해 매출을 극대화하고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HE 사업의 경우 TV 시장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이 정체되며 판매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신모델을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원가경쟁력 개선을 지속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인공지능 브랜드 ‘LG 씽큐’를 적용한 제품도 지속적으로 출시해 인공지능 분야 선도기업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미래사업의 한 축인 로봇 분야에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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