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원승연·김오수·윤석현 등 인사검증 착수
삼성증권 사태 등 과제산적으로 후임 원장 선임 서두를 듯

왼쪽부터 원승연 금융감독원 자본시장담당 부원장, 김오수 법무연수원장,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 <사진=뉴시스>

[월요신문=홍보영 기자] 정부가 당초 예상과 달리 차기 금융감독원장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감원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청와대는 원승연 금융감독원 자본시장담당 부원장, 김오수 법무연수원장,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 등 3명을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세명의 후보 모두 경제관료 출신이 아니면서 진보적인 성향을 지닌 인물로 평가된다. 외부 인사였던 최흥식 전 원장과 김기식 전 원장이 최단기로 사퇴하는 불명예를 안기면서 차기 원장은 관료 중에 뽑힐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지만 이번 후보 검증으로 비관료 출신 인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승연 부원장은 금융분야에서 실무와 학식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원 부원장은 삼성생명 금융상품팀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 등을 지냈며 풍부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로 교직에도 몸 담았다.

김 법무연수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사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한 원 부원장은 인천지검에서 검사를 지낸 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계에서는 낯선 인물이지만 김 원장은 지난 2005년 서부지검 형사5부장 시절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부인의 편입학 비리 사건을 수사해 언론의 조명을 받은 바 있다.

윤석헌 교수는 교직에 있으면서도 금융분야 개혁을 위해 노력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금융위 직속 금융행정인사혁신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건희 차명계좌 문제와 관련해 과징금 부과, 금융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등 금융개혁 권고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기식 전 원장이 ‘셀프기부’, ‘외유성 출장’ 등 과거 논란으로 지난달 16일 사임하면서 금감원장은 공석인 상태다.

27일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이어 이달 북미정상회담 등 초대형 외교현안을 앞두고 있는데다 6월 지방선거도 예정돼 있어 금감원장 인선이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민간 출신 금감원장의 연이은 낙마로 금감원장의 도덕성에 대한 대중들의 기준이 높아진 만큼 검증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예측했다.

하지만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에 따른 증권사 전반에 대한 시스템 점검과 금융그룹 통합감독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정부가 금감원장 인선을 서두르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지난달 30일 삼성·한화·교보생명·미래에셋·현대차·DB·롯데 등 7개 금융그룹 소속 임직원을 대상으로 ‘금융그룹 통합감독’ 세미나를 진행했다. 3일에는 삼성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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