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물컵 갑질’ 논란을 빚은 한진그룹 일가의 차녀 조현민(35)씨가 1일 경찰에 출석했다.

폭행 및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소환된 조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강서경찰서에 도착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조씨는 “유리컵을 던진 것과 음료를 뿌린 사실을 인정하느냐” “밀친 정도는 갑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느냐” "할말없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청사로 들어갔다.

앞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광고대행사 A업체와의 회의 과정에서 A업체 직원에게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있던 음료수를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문제가 된 회의 참석자들은 조 전 전무의 당시 행동에 대해 "사람이 없는 곳에 유리컵을 던졌다", "테이블의 유리컵을 팔로 밀쳤다", "종이컵에 든 음료를 (사람에게) 뿌렸다" 등의 엇갈린 진술을 내놨다. 

경찰이 확보한 당일 회의 녹음파일에는 조 전 전무가 "보기 싫다"고 소리치는 음성과 유리컵이 떨어져 나는 소리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전 전무 소환 조사를 통해 그가 물을 뿌렸는지, 유리컵을 던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또한 조현민 전 전무뿐 아니라 대한항공 총수 일가를 조사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씨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남편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작업자에게 폭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관세청도 조 회장 일가가 해외에서 세금을 물지 않고 물품을 밀반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한편, 애초 조 전무 관련 추가로 제기된 ‘갑질 의혹’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던 경찰은 ‘광고대행사 갑질’ 혐의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전무 관련 추가 갑질 의혹을 제기한 피해자를 접촉해 진술을 들을 예정이었지만 피해자 전원이 진술을 거부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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