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법인과 생산법인을 두루 점검하며 ‘품질 안정화’를 넘어서 이제는 ‘품질 고급화’에 주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27일(월)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LA에 위치한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법인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을 방문, 판매 전략을 재점검하는 한편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품질을 집중 점검했다.

정몽구 회장의 이번 현장경영은 지난해 7월 미국을 방문한 이래 11개월만으로, 최근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돌파한 데 대해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경쟁업체들의 회복세에 대한 대응 전략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미국 방문기간 동안 현지 직원들에게 지금 수준에 안주하지 말고현대·기아차를 더 가치있는 회사로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을 당부했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은 회사를 믿고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준 임직원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치하하며 “하지만 지금의 수준에 만족한다면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몽구 회장은 “지금 우리의 역량은 과거 10년간 우리가 이룬 성과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확신한다”며 “미국 시장은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가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몽구 회장은 “지금까지 현대·기아차가 ‘품질 안정화’를 위해 임직원 모두가 애써왔지만 앞으로는 ‘품질 고급화’에 주력해야 할 때”라며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서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감성을 만족시키는 품질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이 ‘품질 고급화’를 강조한 것은 현대·기아차가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구체화한 것으로, ‘품질 고급화’를 통해 판매확대는 물론 현대·기아차가 고급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 현대·기아차는 정몽구 회장의 강력한 품질경영을 앞세워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지난 8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는 지난달까지 누적으로 685만8천대를 판매했으며, 94년부터 미국 시장에 판매를 시작한 기아차는 총 348만여대를 판매, 두 회사의 미국 시장 누적 판매대수는 총 1,033만8천여대를 기록하고 있다.

10년 전인 2001년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3%(현대차 2.0%, 기아차 1.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이보다 4.4% 포인트 높은 7.7%(현대차 4.6%, 기아차 3.1%)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현대차 5만9,214대, 기아차 4만8,212대 등 총 10만7,426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0.1%를 달성했으며, 업체별 판매 순위도 GM, 포드, 도요타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최근 이와 같은 현대·기아차의 고성장세는 현지화 전략에 맞춘 현지생산공장과 현지 판매법인, R&D 센터를 갖춤으로써 현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품질의 제품을 적기에 생산, 판매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 K5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한편 벨로스터와 프라이드 후속모델을 투입해 판매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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