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송 캡처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대구에서 50대 부부가 20~30대 남성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 폭행 피해자 부부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2의 광주 폭행 사건은 없어져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청원 글을 올리며 경찰의 철저한 재수사를 요구했다. 청원 글은 5일 오후 7시 기준 3만700명을 돌파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4월 10일 밤 대구 동구 불로동 한 노래방 앞에서 발생했다.

청원인은 “부모님이 모임을 끝내고 귀가하는 길에 외제차에 탄 상대방과 시비가 붙었다. 전조등이 너무 밝아 꺼달라는 부탁에 기분이 상한 가해자들은 부모님을 불러세워 다짜고짜 성적인 모욕감을 주는 욕설을 했다. 배로 밀치고 멱살을 잡더니 싸움이 시작됐다. 부모님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보내 달라고 했지만 무차별적으로 손목을 꺾고 발로 차는 등 계속해서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50대 부부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각각 전치 3~4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다.

청원인은 또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경찰의 강압적인 축소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부모님이 출동한 경찰관에게) 가해자들이 차에서 내릴 때도 술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지만 경찰관은 음주측정도 하지 않았다”며 “(사건 발생 6일 후 찾은 경찰서에서는) 오히려 자신의 결혼기념일을 언급하며 사건을 빠르게 마무리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경찰관은 ‘왜 건장한 남성들한테 말을 붙이냐’ 하며 면박을 주었고 잔뜩 기가 죽은 채로 따라 들어간 진술실에선 ‘팀 대 팀으로 싸운거니 쌍방으로 사건 마무리 할께요’ 라고 했다”면서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보고도 ‘사모님도 때린 게 있으니 쌍방이고 오히려 청년에게 사과하셔야겠네요’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 교체도, 정당한 수사도 해주지 않았다”며 “청문감사실에도 담당 형사를 바꿔달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되레 형사가 엄마에게 전화해 ‘따님이 담당형사 교체해 달라고 했냐’고 비꼬는 어조로 물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50대 후반의 부모님이 아무 힘도 없는데, 어떻게 팀 대 팀으로 싸운 쌍방 폭행이 되는지 모르겠다. 가해자들은 멀쩡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부모님은 아무 일도 못 하면서 집에서 두 달째 매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경찰의 재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쌍방폭행으로 보고 벌금형의 약식기소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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