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환 부사장 취임 후 첫 전략 스마트폰
전작 대비 예판 소폭↑…시장 부진 속 낙관 전망

LG G7/사진=LG전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지난달 공식 출시된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G7 ThinQ(씽큐)’에 대한 국내 시장 반응이 냉담하다. G7은 황정환 모바일(MC) 사업본부장(부사장)이 취임 후 내놓은 첫 전략 스마트폰이다. 이른바 ‘황정환폰’으로 불린다. 출시 일정부터 최종 가격까지 황 부사장이 직접 챙기는 등 기대감도 각별한 것으로 전해진다.

7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17일까지 사전예약 판매를 실시한 G7은 전작(G6) 대비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예약 대수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6의 사전예약 판매 대수는 8만대, G7은 8만대를 약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점유율 우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갤럭시 S8 시리즈가 예약판매 돌입 후 이틀 동안 55만대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숫자다.

LG전자와 이동통신 3사는 G7의 국내 누적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에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 중 가성비가 가장 좋다”면서 “전작 대비 시장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전작인 G6나 V30보다 사전예약부터 초기 판매까지 더 나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누적판매량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장 반응을 직접 체감하는 대리점주들은 어떠할까. 이날(7일) 오전 기준으로 서울·경기권 내 5곳의 휴대폰 대리점에 G7 반응을 물어본 결과, “잘 안 팔린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G7은 1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LG전자 모바일 사업 부문에 ‘구원투수’ 역할로써 출시 전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서울 시내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당연히 신형 스마트폰이 나오면 초기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며 “G7은 의외로 홍보도 덜 한 것 같다. 우리 매장의 경우, G7 10대 남짓 팔았다. 문의도 별로 없다”고 답했다.

경기도의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도 “우리 매장은 서울의 거래처에서 물건을 가져오는데 그 매장에서도 고객이 선호하는 폰을 추천한다. LG 폰은 사실 별로 추천을 잘 안 한다”면서도 “신형 폰은 초기에 결함이 나타날 수도 있어 두 세달 기다려보는 고객도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를 겪으며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 4월 휴대폰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역대 최저 수준인 43만명대로 떨어졌고,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점점 길어짐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지독한 정체기에 접어든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이렇게도 냉각됐던 적이 없던 것 같다”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 정도면 G7은 선방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LG 폰은 삼성폰과 비교했을 때 대수 차이도 많이 나고 점유율 차이가 크다”면서 “국내 스마트폰 중 제일 흥행작인 삼성 갤럭시 시리즈도 힘든 마당에 LG 폰이 잘 나가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LG전자는 스마트폰 실적 개선을 위해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LG전자는 지난 1일(현지시각) 북미 시장에 G7을 출시한 데 이어 오는 8일에는 미국에 V35 씽큐를 내놓는다. LG의 양대 프리미엄 브랜드인 G시리즈와 V시리즈를 일주일 간격으로 투입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또 이달 중 스타일러스 펜을 탑재한 중저가폰 Q스타일러스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분위기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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