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확대정상회담 도중 기자들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우리 발목을 잡는 과오가 있고 그릇된 관행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렸는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왔다”고 발언해 이 의미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12일 북미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서 ‘발목을 잡는 과오’와 ‘눈과 귀를 가린 편견과 관행’의 의미에 대해 많은 추론이 오간다.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발목을 잡는 과오’는 북한의 핵무력 강행 노선과 그에 따른 한반도 긴장 격화 및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그릇된 관행’은 북미간 적대시 정책으로 추론된다.

북한의 ‘반성’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반성’의 의미일 경우 김 위원장의 ‘발목을 잡는 과오’가 세계적인 비난을 받아온 핵개발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추론이다.

그러므로 김 위원장이 이같은 핵개발의 역사를 ‘과오’라고 표현한 것은 핵개발 강행 노선을 중단하고 북미 교류·협력 재개 및 정상국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말을 통역으로 전해 듣고 엄지를 들었다. 이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김 위원장은 맞잡았다. 이에 행여 ‘반성’의 의미가 아니었더라도 김 위원장은의 발언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저해할 적개심은 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전여옥 작가는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의 발언이 “그동안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눈과 귀를 가렸다’는 표현은 북한이라는 정부체제가 아닌 이단 종교 체제 속에서 세상과 고립된 강경파들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더불어 ‘우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라는 발언 속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아닌 김 위원장과 함께해준 모두를 표현했다는 것이 전 작가의 설명이다.

전 작가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정은의 발목을 잡는 북한 내부 강경파를 빗댄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며 “그들의 속내에는 ‘오로지 할아버지가 김일성’일 뿐인 젊은 지도자의 행보가 매우 탐탁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작가는 또 “그런 뜻에서 김 위원장은 이 만남이 ‘김정은의 생존’을 위한 일생일대의 회담으로 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체제는 경제적으로는 싱가포르의 번영, 정치적으로는 중국 공산당으로 즉 시장경제에 일당체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아마존의 성공법칙이 ‘자기 파괴’라고 한다. 자신들의 가장 큰 강점을 포기함으로써 더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라며 “김정은의 ‘자기 파괴’ 비핵화를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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