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밤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일어난 방화사건에 대한 경찰,소방 관계자들의 현장검증이 18일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과학수사대와 화재조사반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33명의 사상자를 낸 군산 유흥주점 화재 방화 용의자가 범행 직후 4시간여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지난 17일 밤 9시 53분쯤 전북 군산시 장미동의 한 유흥주점에 불을 지른 혐의(방화치사)로 이모(55)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화재로 손님 장모(48)씨 등 3명이 숨지고, 30명이 화상과 연기흡입 등으로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6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인명 피해 외에도 주점 건물 내부 280㎡가 불에 타 5500여만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가 발생했다.

이씨는 범행 직후 달아나 지인 집에 숨어 있다가 이날 새벽 1시 30분쯤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현장 합동 감식을 벌였다.

합동 감식 결과 이씨는 주점 입구에 휘발유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불길이 입구에서부터 바닥에 깔린 카펫을 타고 치솟으면서 안에 있던 장씨 등은 제때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이씨는 평소 주점 주인 A씨(54)와 외상 술값 문제로 다투다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외상 술값이 10만원인데 주인이 20만원을 내라고 요구해 다투다가 화가 나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1차 조사를 받고 나온 이씨는 화상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화재가 난 당시 손과 복부 등에 2도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불을 지른 사실은 시인했다”면서도 “화상을 입어 자세한 진술을 받지 못했다. 2차 조사를 벌여 정확한 범행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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